2024년 11월 27일(수)

'안전 불감증'으로 소중한 생명 앗아가 이미지 폭망한 기업 4곳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CJ대한통운 택배기사 /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분명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었고, 사랑하는 부모였으며, 소중한 친구였다. 


CJ대한통운에서 지난 석달간 3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으면서 '안전 불감증'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성실히 자신이 맡은 일을 했을 뿐인데 일터에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근로자들이 우리 곁엔 너무나도 많이 있다. 


'안전 불감증'으로 개인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기업들을 한 번 모아봤다. 


1. CJ대한통운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지난 10월 29일 오후 10시경 대전물류센터에서 택배 상차 작업을 하던 30대 협력사 직원이 후진을 하던 트레일러에 치였다. 


그는 사고 직후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오후 6시 20분경 숨을 거뒀다. 경찰에 따르면 트레일러 운전자 A씨가 택배 상·하차를 위해 후진을 하던 중 해당 직원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났다.


대전물류센터는 지난 8월 6일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대학생이 감전돼 사망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김모(23) 씨는 청소를 하려고 컨베이어 벨트 아래로 들어갔다 감전됐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당시 CJ대한통운이 상의를 벗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거나 경고도 하지 않고 전류가 흐르는 곳에 들어가 청소하게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이밖에 지난 8월 옥천물류센터에서 작업 중이던 임시직 노동자가 일을 하던 중 쓰러진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지난 석 달 간 CJ대한통운에서는 총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2. 삼성중공업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제공 = 삼성중공업


지난 10월 15일 삼성중공업 내 교차로에서 25톤 덤프트럭과 자전거가 충돌해 자전거를 탄 50대 협력업체 직원이 사망했다. 사고는 트럭이 우회전을 하다가 옆에 있던 자전거를 발견하지 못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사고 당시 덤프트럭을 운전했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안타까움을 더했다. 총 두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또한 이 사건은 고용노동부가 경찰에 의견에 따라 사고를 산업 재해가 아닌 교통사고로 처리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따라 중대 재해조사, 작업중지명령, 특별안전감독 등을 받지 않게 된 것.


일각에서는 납품 차량이었을 25톤 트럭이 진입할 때 부분 작업중지명령이 내려졌더라면 위험 요소가 제거돼 애초에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 포스코건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포스코건설 공사현장에서는 올해 총 5건의 사고가 발생해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월 인천의 한 공사현장에서는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숨을 거뒀다. 


3월에는 부산 중동 엘씨티 건설현장에서 건물 외벽 작업대가 무너져 노동자 4명이 추락해 사망했으며, 같은 달 인천과 부산 현장에서도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5월에는 충남 서산에서 용접부위 절단 작업 중 작업 발판이 벌어지면서 1명이 떨어져 사망했다. 


결국 고용노동부는 안전조치를 소홀히 해 연이어 사망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포스코건설에 약 5억 4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4. 제주삼다수 


사망 사고 발생으로 작업 중지된 삼다수 공장 / 뉴스1


지난달 20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삼다수 공장에서 30대 김모 씨가 페트병 제작 작업 중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당시 기계가 자동모드 상태였으며, 멈춰 있던 기계가 오류 해결과 동시에 저절로 작동하면서 수리 중이던 피해자가 변을 당한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국과수는 지난달 현장 감식을 통해 해당 기계는 오류가 발생하면 피해자가 끼어있던 바가 내려간 상태에서 작동을 멈추고, 오류가 해소되면 갑자기 바가 상승하는 등 즉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제주삼다수는 지난 3월 공장 안전점검 당시 '협착 사고' 가능성에 대해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협착'은 기계나 구조물의 공간이 좁혀지면서 사람이 끼이게 되는 사고를 말한다. 


사고 이후 제주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원센터는 사업장에 대한 감독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114건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안전보건개선 계획수립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개발공사는 안전사고 재발을 근본적이고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