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짝퉁' 제품 물리치고 48년 장수한 농심 '새우깡' 신화 비결

(좌) 농심 새우깡, (우) 신춘호 농심 회장 / 사진 제공 = 뉴스1, 농심


출시 47주년 맞은 새우깡의 장수 비결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가성비'가 좋아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 대학생은 물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 농심 새우깡.  


그런 농심의 '베스트셀러' 스낵 새우깡이 올해로 출시 47주년을 맞이했다. 벌써 '반백살'에 가까운 나이가 된 셈이다. 


새우깡은 1971년에 탄생했다. 새우깡이 태어난 70년대 초반은 스낵 시장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이러한 시대 상황 덕분인지 스낵 업계에서는 새로운 과자의 개발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뛰어들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농심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우깡 개발을 위해 사용된 밀가루 양만 해도 4.5t 트럭으로 80대분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엄청난 노력의 결과로 탄생한 새우깡은 짭짤하면서도 물리지 않는 맛을 자랑하며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첫해 생산량은 20만 6천박스에 그쳤으나 입소문이 타면서 이듬해에는 425만박스가 생산됐다. 전년의 20배를 훌쩍 뛴 것이다. 


새우깡을 생산하는 당시 대방동 공장에는 새우깡을 가져가려는 납품 트럭들이 행렬을 이뤘다는 후문.


Youtube 'logneun'


담백한 맛에도 바다향 자랑해 꾸준한 사랑얻는 새우깡


이렇게 줄지은 트럭들이 슈퍼마켓에 물건을 납품하려 동네에 들어오면 아이들이 그 농심 트럭을 소독차 마냥 쫓아다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새우깡이 인기를 누리는 '진짜' 비결은 바로 '새우' 자체에 있다. 새우깡에는 군산, 장항 등에서 발견되는 엄선된 '꽃새우'가 재료로 사용된다.


당시 개발단계에서 옥수수와 새우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소비자 조사를 해보니 단맛보다는 짭짤한 맛이 더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


판단은 정확했다. 새우 특유의 짭짤하면서도 담백한 과자의 맛은 '끊임없이 먹게끔' 만드는 매력을 갖게 됐다.


Youtube '농심기획(NongShim Communications)'


공법 또한 그 당시로써는 무척이나 획기적인 '파칭 공법'으로 만들었다. 대부분 기름에 튀긴 과자들이 많았던 그때 가열된 소금의 열을 이용해 튀겨내는 '구운' 맛을 구현했다.


새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리는 담백한 맛은 이 파칭 공법 덕분에 탄생했다. 손으로 집기에도 편하고 한입에 쏙 들어가는 편리함도 인기에 한몫했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출시된 지 17년 후쯤에 만들어진 CM 송은 새우깡의 인기를 재폭발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꼭 동요처럼 간단한 멜로디로 자꾸만 입에 붙는 CM 송은 이제 '손이 간다'하면 바로 '새우깡'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연상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좌) 이마트 유별난 새우, (우) 농심 새우깡 / 사진제공 = 이마트, 농심


각종 '짝퉁' 새우깡 사이에서 살아남아 스테디셀러 견고히 한 새우깡


이처럼 하늘로 치솟은 새우깡의 인기에 70년대 후반부터는 이른바 '짝퉁'이라 불리는 유사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출시되기 시작한다. 


골머리를 앓던 농심은 1986년에는 '짝퉁' 출시를 막는 '부정 경쟁 행위 중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며 스낵 부문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하지만 2000년대를 들어서도 '유별난 새우', '초코는 새우편' 등 기존 새우깡과 비슷한 제품들이 야금야금 등장하며 새우깡의 위상을 위협했다.


이러한 제품들은 콘셉트와 맛은 비슷함에도 가격은 훨씬 저렴해 새우깡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008년경에는 포장부터 이름, 맛까지 똑같은 중국산 모조 새우깡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을 정도.


뉴스1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새우깡은 스낵시장의 스테디셀러를 유지하고 있다. 누적 판매량은 80억 봉을 돌파했으며 매년 700억원 가량의 새우깡이 판매된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인기에 힘입어 농심은 2000년 매운새우깡, 2004년 쌀새우깡 등 새우깡 라인을 확장했고, 매년 전 세계 70여 개국에 900만달러 상당의 새우깡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화요리 트렌드에 주목했다. 훠궈, 마라탕 등을 찾는 소비자들의 관심에 따라 '깐풍새우깡'을 개발한 것.


'롱런'이 반세기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농심 새우깡.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에 힘입어 앞으로 세울 더 놀라운 기록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