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웹하드 지분 아내·형·조카에 넘겨놓고 '모르쇠' 작전 쓰는 '여기어때' 심명섭 대표

심명섭 여기어때 대표 / 사진 제공 = 여기어때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로 검찰 송치된 '여기어때' 심명섭 대표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종합 숙박·액티비티 앱 '여기어때'의 심명섭 대표가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로 위기에 빠졌다. 


지난 29일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웹하드를 운영하며 수백만 건의 불법 음란물 유통을 방조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음란물 유포 방조,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아동 음란물 유포 방조 등)로 심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심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 20일까지 웹하드 두 곳을 운영하면서 음란물 427만 건을 대규모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그가 올린 수익만 52억원에 달한다. 


이 중에는 생산과 유통·배포가 엄격히 금지된 미성년자 관련 음란물이 172건, 촬영 과정에서 불법성이 확인된 영상이 40건 이상 포함된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줬다. 


심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웹하드 업체의 지분을 대부분 정리했고 음란물 유통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말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심명섭 여기어때 대표와 직원들 / 사진 제공 = 여기어때 


심 대표, 웹하드 업체 '형, 부인, 조카, 동창' 등에 넘겨 


그렇지만 심 대표와 웹하드 업체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보다 심도 있는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29일 MBC '뉴스데스크'는 심 대표가 다른 이들에게 넘겼다는 웹하드 업체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지분을 넘긴 대상이 그의 형, 부인, 조카, 동창 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MBC에 따르면 웹하드 업체 엠파일을 운영하던 '미디어네트웍스'는 심 대표의 형이 대표와 이사를 지냈다. 심 대표의 부인 배모 씨는 회사 운영을 점검하는 감사 자리에 있었다. 


복수의 웹하드 운영업체 '뱅크프라임'은 심 대표의 6살 어린 조카가 이사로 선임됐으며, 심 대표의 고교 동창 권모 씨는 '뱅크미디어' 대표를 지내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던 지난 10월 회사를 떠났다. 


여기어때 홈페이지 


경찰, 지분 소유구조 등 자료 확보해 정밀 분석 중 


경찰은 또한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이 지난해 4월 사무실을 옮기기 전까지는 웹하드 업체인 '뱅크 미디어' 사무실과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아울러 본디스크 등 심 대표와 관련된 웹하드 업체들에 회원가입을 하면 '여기어때' 할인 쿠폰을 주는 등 공동 마케팅을 펼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위디스크 실소유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이 구속되면서 웹하드 업계에 대한 수사가 활기를 띠자 심 대표가 웹하드 회사를 친인척과 고교 동창에 넘겨 연결고리를 끊어내려 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웹하드 업체들의 지분 소유구조뿐 아니라 심 대표가 지분 정리 당시 임직원들에게 내렸던 지시사항 등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