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무늬만 제약사" 오명에 제약명가 꿈꾼 선친 명성 먹칠한 광동제약 2세 최성원

(좌)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우)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 뉴스1


리베이트 의혹·노동자 사망사고·식약처 행정처분·경영평가 'F'까지연이은 악재로 골머리 싸매는 광동제약 오너 2세 최성원 부회장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최성원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 '광동제약'이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약업계의 그림자이자 아킬레스건인 '리베이트' 의혹부터 이로 인한 오너 일가 투신자살 시도 사건, 주요 매출 상품인 삼다수 생산 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행정처분까지.


올해 하반기 광동제약에서 발생한 사건들이다. 리베이트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던 지난 9월부터 연이어 악재가 발생하면서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이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경영 부실 지적도 최성원 부회장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 중 하나다. 최성원 부회장은 기업 경영 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 스코어에서 낙제점인 47점을 기록하며 경영 성적 'F'를 받기도 했다.


광동제약이 2세 경영에 접어들면서 생수 사업과 비타민 사업에 주력함에 따라 '겉모습만 제약사'라는 오명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의 경영평가도 저조해 최성원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 사진 제공 = 광동제약 


매출과 달리 하향곡선 그리는 광동제약 영업이익


창업주인 고(故) 최수부 회장의 외아들로, 지난 2013년 아버지의 작고로 광동제약을 이끌게 된 최성원 부회장의 경영 방식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높은 매출과는 달리 하향곡선을 그리는 영업이익이 문제가 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광동제약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광동제약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8,855억 4,541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634억 3,803만원보다 2.6% 증가한 것이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반면 영업이익은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71억 8,357만원. 전년 동기(276억 4,191만원)보다 1.7% 감소한 것.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152억 7,602만원에서 146억 791만원으로 4.4% 감소했으며, 1분기에도 96억 6,184만원에서 90억4,786만원으로 줄었다. 높은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진 제공 = 광동제약


명색이 제약회산데 연구개발비 전체 매출의 1%에 불과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이라는 사명과 달리 '제약' 보다는 생수 사업과 비타민 사업에만 집중을 한 게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성원 부회장은 '경옥고', '우황청심원', '광동쌍화탕' 등 한방의약품 중심으로 광동제약의 기반은 다진 창업주인 아버지의 행보와 달리 음료사업에 집중을 하고 있다.


제주삼다수 / Instagram 'samdasoostory'


현재 광동제약 매출에서는 생수인 '제주 삼다수'를 비롯해 '옥수수수염차', '비타500', '헛개차', '알찬콩두유' 등 음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돈다.


명색이 제약회사지만 '약'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사실상 '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큰 셈이다.


그래서일까.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전체 매출의 1%도 채 안 되는 53억원에 그친다. 제약 업계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이 10%대인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 10월 23일 사고가 발생한 기계에서 제주동부경찰서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 뉴스1


7년째 위탁 판매하는 '제주 삼다수' 노동자 사망에도 '침묵' 지켜 


연이은 악재도 최성원 부회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제주 삼다수 생산 공장 사망 사고가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난달 20일 제주삼다수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김모 씨가 페트병 제병기에 목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샘물 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삼다수를 7년간 위탁 판매하고 있는 광동제약과 약속한 물량을 맞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는 노동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하지만 광동제약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유감 표명도 없었다. 광동제약이 택한건 그저 '침묵'이었다. 위탁 판매 업체로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수렁에 빠진 최성원 부회장의 광동제약…악재 해결이 급선무 


이달 초 있었던 식약처의 행정처분도 광동제약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일 식약처는 광동제약이 판매하는 해열진통제 '아르센주(아세트아미노펜)'에서 검은색의 미세한 이물이 발견돼 해당 제품의 판매중지와 함께 회수 조치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리베이트 조성 의혹 등도 광동제약의 뒤를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


연이은 악재로 수렁에 빠진 듯한 최성원 부회장의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이 집중해야 할 것은 '음료 사업'이 아니라 악재 해결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 사진 제공 = 광동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