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얼굴에 똥칠한 불효자 재벌 아들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재벌가에서 경영권의 승계는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진다.
아버지가 일궈 키운 그룹을 이어받은 2세, 3세는 아버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으면서 그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곤 한다.
하지만 재벌가의 자식이라도 '아픈 손가락'은 있기 마련. 아버지가 물려준 기업을 '폭망'시키거나, 돈을 야금야금 빼돌리는 자식들도 있다.
회삿돈을 몰래 빼돌려 아버지 얼굴에 '똥칠'한 불효자 아들 3명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1. 박용성 두산그룹 전 회장
지난 2006년 회삿돈 286억원을 횡령하고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두산그룹의 박용오 전 회장과 박용성 전 회장 형제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이 선고됐다.
박용오 전 회장은 두산그룹 박두병의 차남으로 당시 두산그룹을 이끌고 있었다.
그러나 박용오 전 회장이 두산산업개발의 계열 분리 움직임을 보이자 장남인 박용곤 명예회장이 이것이 '공동소유, 공동경영' 원칙에 위배된다 판단해 삼남인 박용성 전 회장을 신임으로 추대했다.
이른바 '형제의 난'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으로 인해 박용오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금 조성을 폭로,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검찰 조사 결과 횡령한 비자금이 총수 일가의 세금과 가족 공동경비로 사용한 것이 드러나며 5남 박용만 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에게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원이 선고됐다.
2.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형제
지난 2014년 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가 450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이 확정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08년 10월 SK그룹 전반 재무관리 및 회장 재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재무팀장을 통해 계열사들로 1천억 원대의 펀드 출자를 지시했다.
그후 창업투자회사인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공모해 출자된 돈 중 465억 원을 빼돌리고, 이 돈을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운용하는 펀드에 선물옵션 명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동생 최재원 부회장의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빼돌렸다는 사실이 파악된다며 두 형제의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징역 4년을, 최재원 부회장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3. 이재현 CJ그룹 회장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는 지난 10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배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됐다.
이재환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두 살 터울 친동생으로, 과거 '재산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광고회사를 운영하다 CJ파워캐스트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공동대표에 올라섰다.
최근 이재환 대표가 요트·캠핑카·외제승용차와 피규어, 요가매트, 침대 등 개인물품을 회사자금으로 구입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검찰이 지난 8월 소환 조사에 들어갔다.
요트의 경우 17억 원을 주고 구입, 벤츠의 고급 캠핑카는 3억 원 상당으로 검찰은 모두 회사 돈으로 샀지만 이재환 대표 개인의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헬스트레이너와 개인마사지사를 회사 직원으로 등재해 회사 자금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등 총 36억 원 상당을 횡령, 배임한 혐의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