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남친이 요즘 자주 짜증을 내. 내가 싫어진 건 아니겠지? 네 생각엔 왜 그런 것 같아?"
만나자마자 또 남친 얘기만 늘어놓는 친구.
매번 만날 때 마다 '연애 상담'만 하는 친구 때문에 짜증이 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남친 얘기 말고는 나와 할 얘기가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 섭섭함이 밀려온다.
그런데 이 같은 경험이 '나'만 있는 건 아닌가 보다.
성인 남녀 10명 중 9명이 이 같은 경험을 한 적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
27일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따르면 지난달 14~25일 미혼남녀 총 420명(남 194명, 여 22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91.7%가 친구의 연애 고민에 짜증이 났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짜증났던 주요 이유는 '사소한 문제 확대 해석'(25%)과 '매번 같은 문제 고민'(22.4%)이 꼽혔다.
또 '맞장구치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14.8%), '편을 들어주면 도리어 화를 내서'(14%)란 의견도 적지 않았다.
가장 듣기 싫은 연애 고민은 '연인과의 일상적인 갈등'(43.3%)인 것으로 조사됐다.
'바뀌기 어려운 연인의 결함'(22.9%), '이별'(13.6%), '썸남썸녀와의 관계 진전'(11%)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듣고 싶지 않은 연애 고민을 들을 때 과연 어떻게 대처할까.
가장 많이 거론된 방법은 '맞장구'(28.6%)였다.
그 뒤로 '짜증이 나지만 참고 조언해준다'(25%),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16.7%), '듣고 싶어 하는 답을 말해준다'(12.4%) 순이었다.
미혼남녀가 연애 고민을 주로 상담하는 사람은 '동성 친구'(67.4%)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응답자 중 15.2%는 '연인에게 직접'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