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분 메꾸려" vs "불가피한 인상"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농심이 라면 매출 하락분을 메우기 위해 인기 스낵의 가격을 인상했다는 소비자단체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지난 26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농심의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적정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 스낵 가격 인상이 라면 매출 하락분 충당을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 15일 새우깡을 비롯해 양파링·꿀꽈배기·자갈치·조청유과·프레첼 등 인기 스낵의 출고가를 평균 6.7% 올린 바 있다.
새우깡 90g의 가격은 기존 1,200원에서 1,300원으로 100원(8.3%) 인상됐고, 감자깡·양파링·자갈치 등도 100원 오른 1,500원이 됐다.
"라면 매출, 점유율 하락이 스낵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가격 인상에서 제외된 품목은 미니 츄러스와 포테이토칩, 수미칩, 감자군것질 등 4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농심의 이러한 인상이 라면 매출 부진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농심은 12월 라면 가격을 5.5% 인상했지만 매출은 2016년 2조 2,170억원에서 지난해 2조 2,083억원으로 오히려 0.4% 하락했다.
또한, 2014년 대비 올해 3분기 라면시장 점유율도 7.3%p 떨어졌다. 이와 같은 손실을 금액으로 따지면 약 1,500억원이 빠진 셈이다.
"16% 정도의 스낵 원가 상승을 전체 매출원가율 하락과 관련짓기 어려워"
이처럼 라면으로 인한 손실분을 스낵 가격 인상을 통해 메우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장의 골자다.
하지만 농심 측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주장을 적극 부인했다.
농심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모든 비용이 상승했다"며 "라면의 매출 하락을 충당하기 위해 스낵 가격을 올렸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농심의 매출원가율이 2014년 71%, 2015년 69%, 2016년 68%, 지난해 67%로 2014년부터 매년 하락해 '제조원가' 요인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소비자협의회의 주장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전체 사업에서 스낵이 차지하는 비중이 16%가량인데, 이를 전체 매출원가율에 적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스낵 가격을 인상했을 때 금융권에서 상정하는 이익 규모도 200억원 정도에 불과해 1,500억원을 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라면과 스낵 가격 간의 관계를 별개로 봐달라"고 전했다.
실제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6년 7월 이후로 2년 4개월 만이다. 다양한 물가 상승 요인이 이어져 버티다 못해 불가피하게 인상했다는 것이 농심 측의 해명이다.
소비자와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스낵 사업. "그래도 비싸다"는 소비자와 "어쩔 수 없다"는 농심 간의 대립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