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취임 1년 맞이한 KB국민은행 허인 행장의 빛과 그림자

(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 허인 KB국민은행장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오늘로 딱 취임 1년 맞이한 KB국민은행 허인 은행장'젊은 행장'이 일으킨 변화·혁신에 격변한 KB국민은행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리딩 뱅크' KB국민은행을 이끄는 허인 행장이 오늘(2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허 행장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변화'라는 키워드가 단번에 떠오른다. 그 덕분에 은행 자체도 변했고, 그를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달라졌기 때문.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늘 허 행장이 있었다.


KB국민은행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된 뒤 은행장으로 허인 행장이 취임하면서 '격변'을 맞이했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취임 초반, 허인 행장을 바라보던 냉담한 시선들 


지난해 11월 21일 KB국민은행장으로 허인 행장이 취임했다.


허 행장의 취임을 지켜보던 이들은 축하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그가 행장 자리에 앉으면서 'KB사태' 이후 행장까지 겸임하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겸임 체제가 끝났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 사진제공 = KB금융지주


특히 KB사태가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이 주전산기 교체과정에서 '권력 다툼'을 벌이다 금융당국에 적발, 중징계를 받고 모두 물러났던 것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게다가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관리형' 행장에 불과한 허 행장이 과연 KB국민은행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저 빛빛빛"…역대급 기록 만든 '젊은 오빠' 허인 행장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익 1조 8,413억…전년비 58.1%↑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었던 듯하다. 취임 1년 된 허 행장의 성적표를 보면 '수'가 주를 이룬다. 지속적인 혁신으로 KB국민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이다.


시중 은행 중 최초로 1960년대생이 은행장을 지내게 된 덕분인지 KB국민은행은 변화의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우선 허 행장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타이'와 '비즈니스 캐주얼'을 허용했다. 


대리급 이하 여직원들에게만 강요됐던 '유니폼 착용'도 내년 5월부터는 폐지된다. 수직적인 기업문화가 아닌 수평적이고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Youtube 'KB국민은행'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불투명한 문'을 투명한 유리벽 등으로 바꾸기도 했다. 자리 배치 또한 팀장과 팀원이 나란히 앉는 형태로 변경, 보다 소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딸의 의견을 수렴해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기용, 적금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캐치해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기도 했다. 허 행장은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디지털 관련 분야에 2조원을 투자하고 디지털 인재도 4천명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진 제공 = KB국민은행


'젊은 행장'이 추구하는 변화와 혁신 때문인지 KB국민은행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 8,413억원. 전년동기 보다 무려 58.1%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을 옛말로 만들기도 했다. 금융당국에 적발돼 자리에서 물러난 이들과는 달리 허인 행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율과 화합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 8월에 열린 금융권 공동 취업박람회서 면접보고 있는 수험생 모습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취임 2개월 여만에 불거진 여직원 '피임약' 지급 사건KB국민은행 공채 필기시험도 허 행장 발목 붙잡아


그러나 빛이 있으면 응당 그림자도 있는 법. 허 행장이 직원 복지에서부터 실적까지 변화의 바람을 주고 있지만 그도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취준생에게 절망감을 안겼던 은행권 채용비리가 허 행장이 은행장으로 지내던 시절에 불거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진행된 KB국민은행 공채 필기시험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달 13일에 치러진 KB국민은행 공채 필기시험에서 시중 문제집에 수록된 문제 10여개가 그대로 출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채 필기시험의 공정성에 시비가 붙었기 때문.


특히 KB국민은행의 채용비리 논란이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채시험까지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터라 여파는 더욱 컸다.


KB국민은행이 신입직원 대상 100km 행군을 진행하기 위해 여성 직원들에게 '피임약'까지 지급했다는 논란도 허 행장을 따라다니는 꼬리표 중 하나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올해 초 '오마이뉴스'는 KB국민은행이 행군을 위해 여직원들에게 피임약을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0년 넘게 신입직원들을 대상으로 100km 행군을 진행해 왔으며 이를 위해 3년 전부터 여성 신입직원에게는 피임약을 지급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허 행장이 은행장 자리에 앉은 지 불과 두어 달만에 해당 사실이 수면 위로 올라왔던 것인 만큼 상당히 곤혹스러운 새해를 보냈던 그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1년만에 뒤집어진 주변 평가…앞으로의 행보 주목 


앞으로 허 행장의 남은 임기는 1년.


부정적인 이슈도 있었지만, 그가 만들어낸 변화와 기록이 더욱 두드러진 한 해였다는 게 업계의 주된 평가다. 남은 1년 동안 허 행장이 만들어 낼 다음 변화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제공 = KB국민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