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음지에 있던 '모텔 사업' 끌어올려 연 매출 520억 대박친 '여기어때' 심명섭 대표

심명섭 여기어때 대표와 직원들 / 사진 제공 = 여기어때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수년 전까지만 해도 '모텔'이라고 하면 왠지 음지의, 꺼려지는, 드러내기 싫은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종합 숙박 앱이 인기를 끌면서 '모텔'이나 '숙박'과 같은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 덜해진 게 사실이다. 


대표적인 종합 숙박 O2O 업체인 '여기어때'는 이러한 인식 전환에 성공해 이제는 액티비티, B2B 사업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거물이 됐다. 


YouTube '여기어때'


우연히 친구 따라 간 컴퓨터 학원에서 '코딩'에 빠지다 


'여기어때'를 만든 위드이노베이션의 심명섭 대표는 IT 개발자 출신이다. 그는 스스로 "어릴 적 공부를 지지리도 못했다"고 말한다. 


별생각 없이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심 대표는 우연히 친구를 따라간 컴퓨터 학원에서 코딩의 매력에 빠졌다. 


전문대에 진학해서도 컴퓨터를 전공한 그는 부산의 한 IT 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그것이 심 대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곳에서 심 대표는 IT 벤처의 가파른 성장을 온몸으로 느꼈다. 처음 취업했을 때 10여 명 남짓이었던 직원이 퇴사할 즈음 400명 가까이 늘었고 연봉도 3개월마다 인상됐다. 


심 대표는 그곳에서 기획부터 마케팅, 영업 등 각 분야를 닥치는 대로 겪으며 자연스럽게 창업의 꿈을 가졌다. 결국 회사가 서울로 이전하면서 그는 부산에 남아 창업을 결심한다. 


사진 제공 = 여기어때 


모텔과의 제휴 위해 발로 뛰며 업주들 설득한 심 대표 


심 대표는 마케팅, 웹하드 사업 등에 손을 대다가 2008년 IT 종합개발업체 위드이노베이션을 세웠다. 


광고 대행부터 PPT 템플릿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흥망을 거듭하던 그는 2014년 '여기어때'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비로소 자리를 잡았다. 


당시 그는 모바일 성장세를 지켜보면서 택시, 대리운전, 숙박과 같은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그중 음지에 있는 모텔 시장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둘째치고 우선 영업부터 쉽지 않았다. 사업 초반 심 대표는 제휴 업체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발로 뛰었다. 


하나의 업체를 설득하기 위해 수차례 반복해서 찾아가기도 했다. 그 결과 모텔 업주들이 서서히 마음을 열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었다.


사진 제공 = 여기어때 


최저가 보상제, 리얼 리뷰, 360 VR 등으로 고객 끌어들이다 


고객에게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다가갔다. 우선 위치 기반으로 거리순, 가격순 등으로 정렬해 이용 편리성을 높였다.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할인폭도 넓혔고 예약 서비스를 오픈한 이후로는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 


이밖에도 최저가 보상제, 전액 환불보장제, 리얼 리뷰 등 주요 정책을 펼쳐 숙박 O2O 시장을 이끌었다. 


2016년 8월에는 업계 최초로 VR 이미지로 제휴점 내부를 보여주는 '360도 VR 객실 정보'를 앱에 적용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사진 제공 = 여기어때


'액티비티' 분야로 눈 돌려 올여름 성수기 '대박' 


심 대표가 그다음으로 눈을 돌린 시장은 바로 '액티비티'다. 올해 6월 그는 액티비티 서비스를 시작해 또 한 번 '여기어때'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실내낚시부터 스키장 시즌, 리프트권, 아쿠아리움, 테마파크, 바다낚시, 원데이 클래스 등 2천여 개의 액티비티 상품을 탑재했다. 


이 덕에 올여름 성수기 '여기어때'는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고. 액티비티 서비스 실시 후 숙박 예약과 시너지가 생기며 지난 8월 월간 이용자 수만 300만을 넘어섰다.


심 대표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는 '소확행', '욜로' 트렌드에 발맞춰 저렴한 가격으로 소소하면서도 새로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액티비티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 제공 = 여기어때 


지난 9월에는 '여기어때 비즈니스'도 오픈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심 대표는 지난 9월 '여기어때 비즈니스'를 오픈해 B2B 시장까지 뛰어들었다. 


'여기어때 비즈니스'는 국내 1300만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 대상 숙소 예약 서비스다. 


출장 및 직원복지 목적의 호텔과 리조트는 물론 펜션, 캠핑·글램핑, 게스트하우스, 중소형호텔(모텔) 등 국내 5만여 숙박시설을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다.


심 대표는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복지 비용 및 직원 출장 비용 등과 관리 부담을 모두 줄인다는 계획이다. 


사진 제공 = 여기어때 


단순히 '모텔 예약하는 앱'이라는 인식을 넘어서 이제는 액티비티, B2B 등 다양한 분야로 영향력을 키워가는 '여기어때'의 심명섭 대표. 


우리나라 대표 종합 숙박 플랫폼으로 성장한 '여기어때'는 지난해 매출 520억원을 달성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빠져 개발자 외길인생을 걸었던 그의 노력이 완전히 빛을 발하고 있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