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연말 인사 앞두고 신동빈 회장 눈치 보는 이유

(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우)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 뉴스1


갑질 논란, 실적 부진에 시름하고 있는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가운데, 롯데그룹 '2019년 정기 임원 인사'가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갑질 논란, 실적 부진에 시름하고 있는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재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롯데그룹은 계열사별 평가와 심사 자료를 취합하고 있다.


해당 자료는 곧 신 회장에 보고될 예정이며, 신 회장은 보고를 받는 대로 2019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임원 인사 시기는 평년처럼 12월 말에 이뤄질 전망이다.


뉴스1


업계는 신 회장이 이번 임원 인사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안정'을 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횡령·배임·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경우 이제 막 안정을 찾은 롯데그룹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


이번 임원 인사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안정'을 추구할 것으로 보여


따라서 대부분의 대표이사급 임원들이 자리를 보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의 경우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롯데하이마트 일부 지점장들의 갑질 논란으로 롯데그룹 이미지 쇄신에 찬물을 끼얹은 것에 이어 3분기 실적마저 부진했기 때문.


사진 = 인사이트


2015년부터 롯데하이마트를 이끌어 온 이 대표는 2012년 롯데월드 대표 재임 당시 조리사에게 폭언을 퍼붓는 등 갑질을 한 육성 파일이 뒤늦게 공개(2017년 8월)돼 고초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사회는 롯데하이마트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이유로 사표를 반려하고 유임을 결정했다.


일부 지점장들의 갑질 논란이 이 대표 발목 잡아


이렇게 이 대표를 둘러싼 갑질 논란은 잠잠해지나 했지만 또 다른 '갑질 논란'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롯데하이마트의 일부 지점장들이 협력 업체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과 폭언 등을 가해 논란이 된 것.


뉴스1


롯데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면서 기업 이미지 쇄신에 적극 나선 상황에서 이 같은 갑질 논란은 이 대표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다.


여기에 롯데하이마트가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어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647억 2,225만원으로 작년 대비 19.9%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 1,12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65% 줄었다.


1~3분기 누적 실적도 상황이 안 좋다.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감소했다.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물론 이 대표는 2014년까지 극도로 부진했던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을 개선했다는 점, 특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의 벽을 돌파했다는 공로가 있다.


하지만 연이은 갑질 논란, 실적 부진이 한꺼번에 겹쳐 연말에 있을 임원 인사에서 이 대표가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도 임기 4년 차여서 교체 가능성 높아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도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불구,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올해 임기 4년 차여서 교체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 등은 이제 막 2년 차로 자리를 보전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 박찬하 기자 chanha@


특히 강희태, 김정환의 경우 최근 괜찮은 실적을 거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산 것으로 알려졌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를 비롯해 4개 사업 부문장(화학·식품·호텔&서비스·유통)들도 '총수 부재 사태'를 메꾸기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있었던 임원 인사 때처럼 대부분의 임원들이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몇몇 임원들은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과감한 인적 쇄신이 단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