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처남' 정의선 현대차 실적 부진에 '불똥' 튈 위기 처한 정태영 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 사진제공 = 현대카드


3분기 '어닝쇼크'로 큰 충격 받은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 '불통' 튈 위기…'현대카드 매물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디지털 혁신'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 실적부진으로 생각지 못한 '불똥'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처남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 3분기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 여파가 금융계열사인 '현대카드 매물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실적부진과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 시대가 맞물리면서 정태영 부회장의 현대카드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몇 년 동안 현대카드 등 금융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줄여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룹 차원에서 금융 계열사를 이끌고 갈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 모습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한국기업평가, 현대카드 신용등급 '안정적 → 부정적' 하향현대자동차그룹 지원 능력 약화될 가능성 고스란히 반영


이를 반영하듯 지난 5일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카드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현대카드의 신용도 대비 상향 조정요소였던 대주주의 지원 가능성을 더 이상 반영하기 힘들다는 것이 하향 근거였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현대카드가 업계 2위권 시장 지위에 기반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했지만, 수익성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주주인 현대자동차의 등급전망이 변경되면서 현대캐피탈 및 현대카드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지원능력이 약화될 수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사진제공 = 현대카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미운오리 새끼' 전락한 현대카드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773억원…전년 대비 40.9% 감소


신용평가사도 정태영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카드가 현대자동차그룹 금융 계열사 내 때아닌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9%나 감소한 773억원을 기록했다.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축소, 업계 불황 등 삼중고를 겪으며 부진에 빠진 현대카드를 무리해서 끌고 갈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현대카드가 과거 'LG카드 사태'처럼 은행계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현대카드 매물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 모습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현대카드, '제2의 LG카드 사태' 재현 가능성…은행권 눈독LG카드 인수해 업계 1위로 우뚝 선 신한카드 사례 있어


카드사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권도 티를 내지 않고 있지만 현대카드를 욕심내는 눈치다.


업계 3위에 그치지만 존재감은 업계 1위 신한카드에 뒤지지 않는 현대카드를 품에 안을 경우 단숨에 신한카드를 제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 경우 지난 2007년 LG카드를 인수한 뒤 시장 점유율이 30%에 육박하며 업계 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사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적 부진으로 현대자동차그룹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한 현대카드가 은행권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좌)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 부회장, (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사진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카드


처남 승계 관련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벼랑 끝에 내몰린 정태영정태영 부회장, 위기 돌파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 카드 꺼내


뿐만 아니라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 중심으로의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이 단행될 경우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를 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현대카드를 이끄는 정태영 부회장 입장에서는 벼랑 끝에 내몰린 것이다. 이에 정태영 부회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축소, 업계 불황 등 실적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정태영 부회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결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약 400여명의 인력 감축안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감축 규모는 정태영 부회장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과 브랜드 관련 인력을 제외한 현대카드 200명,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00명 안팎이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 모습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2001년 창사 이후 17년 만에 처음 인력 구조조정 나선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매각 가능성 낮아…입지 줄어든 정태영 부회장


인력 감축은 지난 2001년 창사 후 17년만의 처음이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또다른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경우 현대카드와 달리 매물로 내놓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을 매각하면 차량 판매를 위한 금융 프로그램 제공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 주력인 자동차사업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최근 자동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캐피탈과 같은 금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도 현대캐피탈은 떠안고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매물로 나와 매각될 경우 정태영 부회장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대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