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매형' 정태영이 맡은 현대카드 실적 악화에 '속앓이' 하는 현대차 정의선

(좌)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 부회장, (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사진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악재로 순이익 급감한 현대카드정태영 부회장, 현대차그룹의 '미운오리 새끼' 신세로 전략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카드업계 돌풍을 불러 일으켰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실적 부진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운오리 새끼' 신세가 됐다.


지난 8월 삼성카드가 18년간 독점해 온 미국계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 제휴카드사업자 쟁탈에 성공했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악재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0.9% 급감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은 실적 부진 늪에 빠진 매형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때문에 때아닌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


13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정태영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 미래경영전략에 대한 진단을 받기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컨설팅을 의뢰했고 인력을 감축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현대카드, 지난 2001년 창사 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인력 감축'빨간불' 켜진 정태영 부회장의 리더십…흔들리는 현대카드


인력 감축 규모는 정태영 부회장이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과 브랜드 관련 인력을 제외한 현대카드 200명,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0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전체 직원 4,099명 중 9.7%에 해당되는 숫자다. 이와 같은 인력 감축은 현대카드가 지난 2001년 창사 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카드 측 관계자는 "인력 감축은 어쩔 수 없다"며 "아직 구체적인 감축 인원 규모를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카드 업계에서는 정태영 부회장의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사진제공 = 현대카드


실적 부진 겪는 매형 때문에 '속앓이'하는 처남 정의선 부회장현대차 정의선과 현대카드 정태영…처남과 매형 사이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연결 기준으로 7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308억원)보다 무려 40.9%(535억원)나 감소한 수준이다.


한마디로 말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전반적으로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올해 3분기 '어닝쇼크' 여파로 큰 충격을 받은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이 매형마저 실적 부진을 겪자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참고로 정태영 부회장의 아내 정명이 현대카드 브랜드부문장이 바로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의 누나다.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과 정태영 부회장은 처남과 매형 사이인 셈이다.


사진=인사이트


'정의선 시대' 개막…그룹 내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 예고정의선 부회장, 현대차 부회장단 교체 카드 꺼내들 가능성


일각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가 열리면서 입지가 불안해진 정태영 부회장이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그룹의 연말 임원인사가 점점 다가오면서 현대차그룹 부회장단 구성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 입장에서는 그룹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라도 부회장단 교체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또 새로운 체제에서의 경영전략 수립은 과거의 평가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 체제에 힘을 실을 수가 있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금융 계열사에 대한 지원 줄여왔던 현대차그룹위기에 처한 정태영 부회장의 리더십…돌파구 절실


그렇기 때문에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을 제외한 현대차의 윤여철 부회장, 김용환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권문식 부회장,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등 6명에 대한 거취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의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이 단행될 경우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를 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 현대카드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몇 년 동안 이미 현대카드 등 금융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그룹이 향후 금융 계열사를 이끌고 갈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도 불확실한 것도 한몫한다.


한편 카드 수수료 등의 여파에 따른 인력 감축으로 처남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의 골칫덩어리가 되어 버린 매형 정태영 부회장. 과연 현재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사진제공 = 현대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