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신입사원 입사 지원서에 부모님 '학력' 적게 한 오리온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입사 지원서에 부모님 최종 학력, 직장명, 직위 쓰게 해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블라인드(Blind)' 채용이 확산되는 요즘, 오리온이 하반기 신입사원을 모집하면서 입사 지원서에 부모님의 학력과 직장명, 직위까지 적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SBS '8뉴스' 보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을 뽑으면서 입사 지원서에 부모님의 최종 학력과 직장명, 직위를 쓰게 했다.


많은 기업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위해 개인의 직무 능력과 역량만 보는 블라인드 채용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위를 한 것.


실제 이는 몇몇 오리온 입사 지원자들을 좌절케 했다.


사진 제공 = 오리온


한 입사 지원자는 '8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재할 내용이 있는 지원자들은 자신 있게 적을 것이다. 하지만 배경 없는 나 같은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입사 지원자도 지난 8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그동안 많은 이력서를 작성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며 "나처럼 인맥도 없고 백도 없는 평범한 취준생은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뉴스에서나 보던 일을 당하니 너무 당황스럽다"라는 글을 올렸다.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처럼 입사 지원자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오리온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가족 관련 사항과 같은 개인 신상을 묻는 것은 매우 무례하며, 또 취준생들에게 '배경'이 안 좋으면 채용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안겨줬다는 게 그 이유.


사진 제공 = 오리온


"기재를 안 했다고 해서 채용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 측은 "(해당 사항은) 필수 기재 항목이 아니었다. 기재를 안 했다고 해서 채용이 안 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 이는 채용 사이트에도 표기해놨다"면서 "가족 관련 사항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도록 모두 삭제했으며, 다음 채용부터는 아예 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블라인드 채용은 입사 지원자의 나이와 외모, 출신 지역, 최종 학력, 자격증, 가족 관계 등을 보지 않고 직무 능력과 역량으로만 채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서류 전형 탈락자에게 객관적인 근거를 내놓지 못한다는 점, 필기 시험, 면접 시험에 따른 비용이 가중된다는 점 때문에 보완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