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인간은 자신을 찬양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경멸하는 사람에게 더 신경을 쓴다"
위의 말은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명언 중 하나다.
지난 12일 자음과 모음은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셀린 벨로크의 '괴로운 날엔 쇼펜하우어'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사색하고 숙고하는 '학문'을 넘어서 우리 삶에 철학을 적용해 행동으로 촉발하기 위해 기획된 '필로테라피'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저자는 우리의 사소한 행동과 습관을 바꾸는 것에 집중하며 그것이야말로 이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벨로크는 프랑크푸르트의 현자로 알려진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가르침을 일상에 적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각자의 깊은 내면으로 안내해나간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책은 쇼펜하우어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자 새로운 눈으로 삶을 바라보고 긍정하기 위해 초석을 다지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문제의식을 먼저 설정하고 해결해야 할 증상을 진단한 후에 철학자의 인식의 틀을 적극적으로 참조해 우리 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고통으로 가득한 시대, 피로사회의 모든 원인은 '에고'에 있는가?
'에고'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금이야말로 쇼펜하우어를 읽어야 한다.
불교의 영향을 받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극단적인 비관주의로 너무나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접근 가능한 철학적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매우 유용한 철학이다.
우리는 왜 고통을 겪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일까?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겪는 모든 고통은 '에고'를 떨쳐내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그 '에고'는 일견 타자가 불러일으킨 고통 같지만 실제로는 나의 '에고'가 불러일으킨 고통이다.
'에고'가 강할수록 우리는 쉽게 상처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부정적인 습관들이나 잘못된 가치와 기대 등을 확실하게 내려놓고 그것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급진적이면서도 독창적인 그의 철학은 '나'라는 개체성과 인칭성에 너무 집중하지 말고 항상 나 자신을 '비인칭 주어'로 놓는 훈련을 하라고 우리에게 깊이 당부한다.
"이것은 단순히 나를 3인칭으로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마치 영어나 프랑스어의 비인칭 주어 'it'과 'il'의 용법처럼 나를 녹여 자연 속으로 흘려보내는 일이다”
이 책은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완벽히 이해해야겠다는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준다.
더불어 일상생활에 그의 철학을 잘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방식을 바꾸는 데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자신을 파괴할 권리만을 강조한 듯했던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에게서 발견된 삶의 철학을 되짚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