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중심으로 유행하는 '홈퍼니싱'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홈퍼니싱'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홈퍼니싱이란 가구나 조명, 벽지 등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이용해 취향대로 집 안을 꾸미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2030 세대 사이에서 '소확행', '욜로', '가심비' 등의 단어가 유행하면서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아늑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트렌드 때문이다.
홈퍼니싱 시장은 2010년 8조원에서 지난해 13조 7천억원 대까지 규모가 커졌으며, 향후 비전도 밝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까사미아 안수로 홈퍼니싱 시장 뛰어든 신세계 정유경 총괄사장
여기에 신세계의 정 총괄사장과 삼성물산의 이 사장이 뛰어들면서 국내 시장 경쟁이 한층 과열되는 모양새다.
우선 첫 스타트는 정 총괄사장이 끊었다. 신세계는 올해 1월 1,837억원을 들여 가구업체 '까사미아'의 주식 681만 3441주(92.4%)를 취득, 인수에 성공해 홈퍼니싱 시장을 신세계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내보였다.
신세계는 인수 당시 72개이던 까사미아 매장을 향후 5년 내 160개로 2배 이상 늘리고 '플래그십', '로드숍', '숍인숍' 등 세 가지 형태로 상권 규모에 맞는 공격적 출점에 나선다고 계획을 밝혔다.
기존 까사미아 사업에 더해 최근 트렌드인 '홈 인테리어' 사업 영역을 적극 추가해 홈퍼니싱 사업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그라니트 수입하며 북유럽풍 라이프스타일 알려
정 총괄사장에 이어 이 사장은 지난달 스웨덴의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를 수입하며 뒤늦게 홈퍼니싱 시장에 발을 들였다.
1997년 만들어진 그라니트는 북유럽풍 스웨덴 디자인의 핵심 요소인 실용성과 품질, 아름다움에 근간을 둬 유럽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다.
현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에서 30여 개의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며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한국이 최초다.
이 사장은 에잇세컨즈 가로수길점 2층에 그라니트 '숍인숍'을 오픈하고 신사동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여 한국 소비자들을 북유럽 라이프스타일로 인도하고 있다.
'범 삼성家' 사촌 지간인 정 총괄사장과 이 사장
정 총괄사장은 국내 기업을 인수했고 이 사장은 해외 기업을 수입해왔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둘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같다. 점점 더 커지는 홈퍼니싱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
국내 대표 여성 CEO로 재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온 이들은 앞으로 새로운 시장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정 총괄사장과 이 사장의 라이벌 전이 흥미로운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둘 다 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녀로 '범 삼성家' 사촌 지간이라는 점 때문이다.
정 총괄사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녀이며, 이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다. 또한 둘은 초·중·고등학교를 내리 같이 다닌 동문이기도 해서 언제나 서로가 서로에게 '비교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각 그룹에서 '패션' 사업을 주도하며 엎치락뒤치락하던 이들은 올해부터 홈퍼니싱 시장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과연 둘 중 누가 홈퍼니싱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의 취향을 제대로 사로잡아 승기를 거머쥘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