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링 컷'서 걸러져야 할 지원자가 통과하는 '이변' 발생알고 보니 그 배경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지시' 있어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필터링 컷'에서 걸러져 '광탈'했어야 할 지원자가 서류전형에 통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변이 발생한 곳은 시중은행 중 한 곳인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채용과정에서 학벌이나 연령에 따른 '차별'이 없다고 했지만, 자사가 설정한 출신 학교에 따른 학점 그리고 나이가 부합하지 않으면 심사 없이 바로 지원자를 떨어뜨렸다. 이것이 '필터링 컷'이다.

필터링 컷에 부합하지 않았던 지원자가 서류를 통과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내가 권사로 활동하는 교회 교인 아들 채용 특혜 준 조 회장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검찰에서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본인이 신한은행장을 지내던 시절인 2015년 9월 하반기 채용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이 관여함에 따라 득을 본 사람은 허 모씨다.

허 씨는 조 회장의 아내가 권사로 활동하는 서울시 모처의 한 교회 교인의 아들이다.

조 회장은 아내에게 허 씨가 신한은행 하반기 채용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당시 신한은행 인사담당 부장인 이 모씨에게 허씨의 전형별 합격 여부에 대한 결과를 달라고 했다.

허 씨는 '필터링 컷' 대상자였다. 서울 소재대 평점은 3.5를 넘겨야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있지만 허 씨의 평점은 3.2에 불과했다.

학교를 졸업한 것도 아니었다. 허 씨는 4학년 2학기 미이수로 필터링 컷에 해당, 불합격으로 판정됐다.

불합격 대상이었던 허 씨, 조 회장 덕분에 서류전형서 합격

하지만 이 판정은 번복된다. 조 회장이 이 부장에게 허 씨를 서류전형 단계에서 합격시키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기 때문.

이에 신한은행 인사담당자들은 필터링 컷 대상자이자 당초 불합격 판정받은 허 씨를 서류전형 단계에서 합격시켰다.

조 회장은 이뿐만 아니라 라응찬 전 신한은행 회장의 조카 손자 채용 과정에도 직접 관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 전 회장의 조카 손자인 나모 씨도 불합격 대상이었지만, 조 회장의 입김 덕분인지 최종 합격됐다.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지내던 시절에 있었던 신한은행 채용비리가 끊임없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신한은행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신한은행 채용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조 회장을 지난달 31일 불구속 기소했다.

조 회장 등 신한은행 채용비리에 가담한 이들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 12부 심리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