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노래로 진심을 전하는 가수 정준일이 힘들었던 시간에 대해 고백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스튜디오에서 신곡으로 돌아온 정준일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정준일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등 음악과 관련된 그의 인생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음악을 좋아한다는 단순한 이유 하나만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는 정준일.
음악의 매력에 푹 빠져 무작정 그 길로 들어서게 된 정준일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열등의식이 생겼다고 전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이겨야 된다',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 이런 열등의식은 오히려 자신의 음악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그는 말했다.
정준일은 자신의 삶의 흔적을 필터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저한테도 용기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이 아닌 저 스스로를 위해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쓰는 노래 대부분은 여과 없이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아픔에 대해서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시선 공포증이 있다"면서 병원에서 '사회 부적응'이라는 진단을 처음 받아봤다고 털어놨다.
정준일의 어린 시절은 행복함만이 넘치진 않았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가고 거의 집에만 있을 정도로 유일한 사회 활동은 '교회'가 전부였다.
정준일은 "가정 형편의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전학을 많이 다니고 친구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며 "사람들에게 받는 상처들을 이른 나이에 경험했던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모든 것들의 총합이 지금의 정준일을 만든 거 같다"며 힘들었던 과거도 자신의 음악 생활에 큰 계기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었던 또는 겪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했다.
"생각보다 당신과 같이 막막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많으니까 꼭 이기려고, 극복하려고, 넘어서려고 하지 말고 누구의 말도 듣지 말아라. 가끔 친구들과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치스럽게 낭비도 좀 하면서 잘 견뎌봅시다"라고 말이다.
한편, 정준일은 지난 1일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리메이크 앨범 '정리'를 발매했다.
이 앨범은 정준일이 데뷔 후 처음으로 낸 리메이크 앨범으로, 그가 평소 즐겨들었던 음반을 본인의 느낌으로 재해석한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