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포인트 맞이한 오뚜기 '진라면' 업계 1위 '신라면' 넘어설 수 있을까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서른'이란 나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인생 전환기'라고 말한다.
취업 등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20대 때와 달리 비교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올해로 서른이 된 '갓뚜기'의 '착한 라면' 진라면도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듯하다.
현재 진라면은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 맛으로 라면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신라면'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신라면과 무려 20%가량 격차가 났던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30살된 오뚜기 '진라면' 그간 50억개 팔렸다
지난 1988년에 태어난 진라면이 역대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30년간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곁에서 배고픔을 달래준 만큼 진라면이 경신하고 있는 기록 또한 입이 떡 벌어진다.
30일 오뚜기에 따르면 진라면은 올해 6월 기준 누적 판매량 50억개를 기록했다.
이는 전 국민이 5천만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국민 1인 당 100개씩 진라면을 소비한 셈이다.
오뚜기가 '국민 라면' 등극할 수 있었던 배경
오뚜기 진라면이 이 같은 기록을 써내려 갈 수 있었던 데는 '제품력'과 '착한 가격', 그리고 '갓뚜기'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오뚜기의 착한기업 이미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제품력이 가장 큰 인기의 배경이다. 국물이 '진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진라면은 이름처럼 진한 국물 맛과 잘 퍼지지 않는 쫄깃쫄깃한 면발을 자랑한다.
또 '순한맛'과 '매운맛'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층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지속적인 변화도 진라면의 성공요인 중 하나다. 오뚜기는 하늘초 고추를 사용해 매운맛을 강화하는 등 시대에 따라 변하는 소비자 기호를 진라면에 반영하고 있다.
10년 동안 진라면 가격 '1도' 안 올린 오뚜기
착한 가격과 갓뚜기 이미지도 진라면의 성공 배경이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진라면의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무려 10여 년간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이다.
일반 마트에서 진라면 봉지라면은 5개에 2,500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1봉 가격은 500원. 단돈 1천원만 있으면 주린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는 셈이다.
'갓뚜기' 효과도 진라면 성공 요인 중 하나
오뚜기의 착한 기업 이미지도 진라면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오뚜기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심장질환 아동을 무려 24년간 후원했다는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소비자에게 착한기업이란 이미지가 각인됐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오뚜기 진라면으로 '환승'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오뚜기 제품만 먹어야겠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꾸준히 상승하는 '진라면' 점유율…업계 1위 '신라면'과 격차 불과 3%P
이러한 배경 덕분에 오뚜기 '진라면'은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0년 전인 2009년만 하더라도 오뚜기 진라면의 봉지라면 점유율은 5.3%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기준 진라면의 점유율은 13.9%에 달한다. 10여년간 점유율을 8.6%p 높인 것이다.
반면 왕좌의 자리를 지키던 신라면의 점유율은 차츰 줄고 있다. 2009년 25.6%에서 2018년 상반기 16.9%로 떨어졌다. 8.7%p 감소한 수치다.
두 라면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신라면과 진라면의 격차는 2009년 20.3%에서 올해 상반기 3%로 줄어들었다.
10여 년간 두 자릿수 격차를 한 자릿수로 줄인 오뚜기 진라면. 진라면이 신라면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