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현대차 이어 기아차도 '어닝쇼크'…깊어지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고민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하락하며 '어닝쇼크'를 현대자동차에 이어 '형제 회사' 기아자동차도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6일 기아차는 올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14조 743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 경상이익 3,163억원, 당기순이익 2,97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자동차 이어 '형제 회사' 기아자동차도 3분기 부진한 실적 기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에는 통상 임금 소송 패소에 따른 충당금을 1조원 가까이 반영하며 영업 적자를 기록한 만큼 흑자 전환은 '착시 효과'로 볼 수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 뉴스1


당초 업계와 증권가는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을 3천억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이에 못 미쳤다. 통상 임금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2016년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4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추락했다.


수익성 악화는 미국에서 발생한 리콜 비용과 신흥국 통화 약세 등 외부 요인과 고객 예방 안전을 위한 품질 활동과 관련된 일시적 비용을 3분기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2016년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 4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추락


특히 품질 관리 비용의 경우 기존 판매된 차량에 자발적인 엔진 진단 신기술(KSDS)을 적용하면서 발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관련 비용은 2,8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기아차는 "예방적 품질 투자로 진행되는 엔진 진단 신기술 적용은 향후 품질 관련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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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기아차의 3분기 기준 매출 원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포인트 증가한 85.0%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1.9%에 그쳤다.


판매가 받쳐주면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 회복을 낙관할 수 없어


3분기 기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국내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 감소한 12만 6,153대, 해외에서 0.3% 감소한 55만 9,243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한 68만 5,396대를 기록했다.


4분기 실적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터키발 경제 위기가 신흥국으로 확산될 조짐인데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기아차의 어려운 경영 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이처럼 기아차의 4분기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하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


현대차에 따르면 2018년 3분기 매출액은 24조 4,337억원(자동차 18조 6,246억원, 금융 및 기타 5조 8,091억원), 영업이익은 2,889억원, 당기순익은 3,06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6%나 감소한 수치이며, 또 당초 8천억원대로 예상됐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벗어난 수치다. 말 그대로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


현대자동차그룹의 이 같은 부진은 정 부회장은 물론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매우 좋지 않은 조짐이다.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국내 자동차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추락이 계속되면 부품을 생산 및 공급하는 납품 업체들까지 큰 타격을 입기 때문.


실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납품 업체 상당수가 현재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으며, 자동차 부품 업계는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최근 정부에 3조원대 긴급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고 오히려 부진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정 부회장을 비롯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납품 업체의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면서 "국내 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과 '맏형' 현대자동차그룹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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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아차는 실적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공격적인 신차 투입을 제시했다.


우선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출시된 볼륨 모델 신형 K3 판매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출시된 신형 K9은 올해 4분기 미국에 투입한다.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워 판매 확대를 도모한다.


기아차는 "쏘렌토 상품 개선 모델과 스토닉, 니로 등의 선전에 힘입어 3분기 누계 기준 전체 매출에서 RV 차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한 40.9%를 기록했다"며 "신차 투입과 고수익 RV 판매 비중을 꾸준히 높여나가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