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남대문 6평짜리 문방구로 시작해 국내 최대 '알파문구' 만든 회장님의 정체

이동재 알파 회장 / 사진 제공 = 알파 


남대문 시장 6평짜리 문방구로 시작한 사업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학용품이 귀했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6평짜리 작은 문구점을 차려 국내 최대 문구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킨 인물이 있다. 


바로 '학용품 덕후'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알파' 이동재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오늘날의 알파는 전국에 701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문구계 일인자이지만 그 시작은 아주 미미했다. 


이 회장은 1970년대 초반, 지금의 알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남대문 시장 6평짜리 '알파 문방구'로 사업의 문을 열었다. 


사진=인사이트


남대문 시장 상인들에게 무료로 수돗물 나눠준 젊은 사장 


다만 이 회장의 작은 문방구에는 이때부터 뭔가 특별한 게 있었다. 


알파 문방구 앞에는 날마다 수많은 상인들이 손에 양동이나 주전자를 들고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수돗물이 귀하던 그 시절, 이 회장이 남대문 시장 상인들에게 무료로 수도를 개방했기 때문이다. 


작은 문방구를 운영하는 젊은 사장이 24시간 수도를 개방하는 것에 대해 '치기'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상인들은 자연스럽게 이 회장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본인들이 나서서 알파를 홍보해주기 시작했다. 


사진 제공 = 알파


제품에 대한 자부심으로 '현금반환' 파격 시도


알파가 서서히 입소문을 탈 무렵 이 회장은 한 가지 더 획기적인 시도를 했다. 


당시 백화점에서조차 환불이 여의치 않던 분위기였음에도 '현금 반환'이라는 너무도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한 것. 


그만큼 알파가 내놓는 물건 하나하나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고객들이 못된 마음을 먹진 않을까 불안한 적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고객과의 끈끈한 신뢰 관계가 구축됐다. 


사진 제공 = 알파 


문구 외길 인생으로 프랜차이즈까지 키워낸 이 회장 


이 회장의 다음 목표는 알파를 문구 프랜차이즈로 키우는 것이었다. 자신과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가맹점을 내주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B2B로 시작할 땐 기업 탕비실의 음료를 납품하거나 사내 운동회에 필요한 응원 물품 등을 댔다면, 이후에는 B2C로 사업을 확장해 점점 더 알파의 몸집을 불렸다. 


꾸준히 문구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 회장의 뚝심 덕에 알파는 국내 대표 문구 유통 업체가 됐고 이제는 온라인으로 진출해 각종 생활용품까지 취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제 알파를 문구와 생활용품 '종합' 유통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또한 프랜차이즈 매장을 1천개로 늘려 외형을 더욱 키울 생각이다.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호주, 캐나다 등에도 직접 출장을 다니며 해외 진출 활로도 모색 중이다. 


문구아트박물관 / 사진 제공 = 알파 


문구아트박물관·연필장학회 통해 '나눔 경영'에도 힘쓰다


이 회장은 '나눔 경영'에도 초점을 맞춘다. 


2003년 그는 '알파갤러리'를 개관해 미술인과 미술학도 등에게 무상으로 대관해주기 시작했다. 일반인에게도 미술 문화를 공유하는 한편 도심 속 쉼터의 역할도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지난 4월 5일 '문구아트박물관'으로 새롭게 탄생해 문구의 역사와 가치를 재조명하는 국내 최초의 문구 박물관이 됐다. 


이 회장은 '연필장학회' 또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연필장학회는 자신을 깎아서 남을 이롭게 하는 연필처럼 모든 이들에게 나눔의 기쁨을 실천하고자 하는 정신을 강조한다. 


무조건 성적이 좋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인성과 바른 사고 의식을 가진 학생 중 남을 위해 헌신적 봉사를 한 이들을 뽑아 장학금을 지원한다. 


연필장학회 / 사진 제공 = 알파 


1971년 창업 이래 알파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꾸준히 성장해온 이 회장.


2021년이면 창립 50년을 맞는 그에게 알파의 폭풍 성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