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계열사 600억대 '부당 내부거래'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 받는 S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상한 '내부거래' 의혹 휩싸인 SK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지난 7일 발생한 고양 저유소 폭발 사고를 계기로 부실 관리 실태를 지적받아온 대한송유관공사가 이번엔 수상한 '내부거래' 의혹에 휩싸였다. 


22일 YTN은 SK그룹의 계열사인 대한송유관공사가 다른 계열사로부터 수백 원대의 저유시설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부당 내부거래'가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송유관공사는 2001년 민영화됐으며, 현재 SK이노베이션이 지분 41%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보도에 따르면 송유관공사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SK에너지로부터 저유시설을 집중 인수했다.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다. 


사진 제공 = 대한송유관공사


송유관공사, 한 해 영업이익보다 많은 600억대 규모로 저유시설 매수해 


송유관공사는 SK에너지로부터 두 번에 걸쳐 대구, 광주, 전주, 원주, 세천 등 전국 5개 저유시설을 매수했다. 이 규모가 약 600억원 대에 달한다. 


송유관공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460억원인 점에 미뤄보면 한 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액수를 저유시설을 사는 데에 쏟은 셈이다. 


SK에너지는 송유관공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지난해에만 40억 2천만원의 이익을 얻었으며, 올해 거래까지 따지면 이익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뉴스1


'계열사 부당지원' 의심하는 공정위 


공정위는 송유관공사가 그룹 저유시설만 집중적으로 사들인 배경에 그룹 차원의 계열사 부당 지원이 있었는지, 그리고 매수 가격이 적정했는지에 대해 확인 중에 있다. 


한 쪽 계열사에 이득을 '몰아주기' 한 것이라면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각 대상인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이지만 송유관공사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지분은 41%이다. 


나머지는 GS칼텍스(28.62%), 에쓰오일(8.87%), 현대중공업(6.39%), 대한항공(3.10%), 한화토탈(2.26%)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산업통상자원부)는 9.76%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공정위는 미심쩍은 부분에 대해 두 기업에 자료를 요청하고 부당지원 행위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따져볼 예정이다.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전국적인 물류 운영 효율에 따른 시너지 창출 위해"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공정위로부터 아직 따로 연락을 받은 바 없다"면서 "만약 조사를 받게 된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래의) 목적은 전국적인 물류 운영 효율에 따른 시너지 창출이었다"면서 "매각 가격을 정할 때 외부 평가 기관을 통했고, 당시 정부 쪽도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