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뇌물죄' 집행유예로 풀려난 롯데 신동빈이 일본으로 출장가는 이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뉴스1


주말에도 각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234일'의 긴 수감 생활을 마치고 경영에 복귀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조만간 일본으로 출국한다.


1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8일 정식으로 경영에 복귀한 신 회장은 주말에도 각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신 회장이 긴 수감 생활로 악화됐을 건강을 챙기지도 않고 이 같이 바삐 움직이는 이유는 '총수 부재'로 위기를 겪었던 롯데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다.


실제 그는 복귀 첫날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한 4개 사업 부문(BU) 부회장단 등과 주간 회의를 열고 사업 분야별 경영 현안을 보고받은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중단됐거나 보류됐던 지배 구조 개편과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신 회장은 특히 지배 구조 개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며,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현재 주요 계열사들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재편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에는 롯데그룹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 유화사들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편입, 그룹의 지주 체제를 더욱 안정화했다.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재편 작업에 한창


그리고 현재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의 연결고리를 끊으려고 하고 있고 향후에는 비상장 계열사들의 상장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국내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신 회장은 조만간 일본으로 출국, 해외 투자 및 경영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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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은 다음주 중 일본으로 출국해 일본 롯데의 주요 경영진을 만나 현안 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실형을 선고받은 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퇴했지만 등기이사직은 유지한 상태다.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주요 사업 직접 챙길 전망


이 때문에 이번 방문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복귀를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현 상황 파악 및 일본 주주 및 임직원과의 만남을 통한 불안감 해소가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그룹의 설명처럼 신 회장은 일본 방문을 통해 일본 롯데의 경영 전반을 챙기는 한편 '한일 롯데' 관계에 불화가 없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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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미국, 유럽 등에서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주요 사업도 직접 챙길 전망이다.


특히 투자 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하는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투자건이 중요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국영철강회사로부터 공장 부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 공사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신 회장의 구속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신 회장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경우 사업 현장을 챙기는 동시에 현지 경제계 인사들과도 만나 자신의 사업 계획을 적극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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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총수 부재'로 올스톱 된 총 1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도 재추진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베트남 제과 업체, 인도네시아 유통 업체, 미국 호텔 체인, 유럽 화학 업체 등 10여건의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했지만 신 회장 구속으로 인수전 참여를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참으로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 복귀 후 롯데그룹이 활력을 찾았다"며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임직원들은 그동안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11일 롯데그룹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사과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편지에서 신 회장은 "사랑하는 롯데 임직원 여러분, 최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견디며 회사를 위해 헌신해준 직원 여러분과 가정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겪게 해 참으로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며 임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