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영업맨 때려치고 CJ계열사 인수해 '연매출 1조' 넘보는 한국콜마 회장의 안목

사진 제공 = 한국콜마


영업사원에서 한 기업의 오너 된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영업사원 때 쌓은 노하우로 연매출 1조원 대를 바라보는 국내 제약회사를 설립한 수장이 있다.


이 전설의 주인공은 최근 CJ헬스케어를 인수한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다. 윤동한 회장은 처음부터 '금수저'는 아니었다.


그는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영업팀에서 약 16년간 근무하며 6번이나 승진해 최연소 부사장에 오른 노력파다.


그러나 부사장 직책에 오르고 얼마 후 윤동한 회장은 자신이 다니던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퇴사한다.


당시 그는 외국계 제약회사로부터 최고경영자(CEO)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하고 당당히 사업가의 길을 걷기로 다짐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에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온 윤동환 회장의 사업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화장품 제조 사업을 생각한 그는 제일 먼저 미국콜마에 기술 제공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윤동환 한국콜마 회장 / 사진 제공 = 한국콜마


안정적인 '부사장' 삶 두고 사업가의 길 떠난 윤동환 회장 


좌절할 찰나에 그는 우연히 일본콜마가 한국 투자자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일본을 찾아가 합작을 제의한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사실이었을까. 일본콜마의 문을 여러 번 두드렸던 그는 수차례 방문 끝에 설득했고 결국 1990년 합작할 수 있었다.


사업 초기에는 한국콜마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화장품 제조업을 시작했으나 회사 자체에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깨달은 윤동환 회장.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분부터 제조 기술까지 개발해 화장품 회사에 제시하는 ODM 시스템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겼다.


1993년 본격적으로 ODM 시스템을 실행에 옮긴 윤 회장은 제품의 품질이 좋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제약사업을 점차 키워나갔다.


사진 제공 = 한국콜마


윤동환 회장, ODM 시스템 실행에 옮겨 제약사업 키워화장품 업계 최초로 '우수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세운 윤동환 회장 


더불어 그는 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인 '우수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화장품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지난 2002년 제약 공장을 세운 그는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뛰어들어 복제약(제네릭)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제약사의 몸집을 키운 윤 회장은 비알엔사이언스를 인수했다.


이후 한국콜마는 CMO, 복제약 등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고형제나 연고크림제, 내외용액제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며 국내 최다 복제약 허가를 보유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CJ헬스케어까지 인수하면서 기존 CMO사업에 CJ헬스케어의 수액, 개량신약, 건강미용(H&B) 분야의 강점이 결합돼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CJ헬스케어의 생산 공장 3곳 외에 한국콜마의 생산 공장 2곳(세종공장, 제천공장)의 설비를 고려하면 국내 제약 업계 내 최대 수준의 생산 역량을 확보하게 된 것.


윤동환 한국콜마 회장 / 사진 제공 = 한국콜마


CJ헬스케어 품은 한국콜마…제약 업계 내 최대 수준 생산 역량 확보인수 후 시너지 효과 기대…매출 1조원대 예상


무엇보다도 업계 관계자들이 한국콜마를 주목하는 이유는 CJ헬스케어를 품게 되면서 회사가 매출 1조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기준 한국콜마는 매출 8,216억원(연결기준)을 달성했다.


한국콜마 관계자에 따르면 매출 부문의 약 6천억원 상당은 화장품 사업,그리고 나머지 2천억원은 의약품에서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지난해 매출 5천억원 대를 기록한 CJ헬스케어의 실적을 감안하고 양사의 시너지가 창출된다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로 보인다.


윤동환 회장은 2020년까지 신약 개발 중심인 국내 톱5 제약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10년 이내에는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 제약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R&D(연구개발) 부문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