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문제 검토"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휘발유 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폭등하자 문재인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서민 물가 잡기에 나섰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며, 연내에는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후 IMF·WB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 웨스틴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가가 (배럴당) 80불을 넘었기 때문에 특히 영세소상공인, 중소기업, 서민에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류세 인하는 2008년 이후 10년 만의 일
김 부총리는 "유류세 인하는 서민 어려움을 해소해주고 가처분 소득을 조금 늘려 경제 활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가 무려 10년 만에 유류세 인하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낸 이유는 최근 휘발유 값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유류세 인하는 2008년 이후 10년 만의 일로 최근 고유가 상황을 정부가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소비심리가 침체되는 등 내수경기가 가라앉는 분위기를 보이자 정부가 서둘러 유류세 인하로 경제 활성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최근 수출, 국내 소비 쪽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나 기업 설비나 건설투자 쪽에서 부진한 모습"이라며 "9월 통계지표가 나왔지만 고용은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란 생각이 들고,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입을 열었다.
김 부총리는 "출국하기 전에 두차례 경제 관계 장관들과 협의했고 당정청에서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현재 ▲경제 활력·일자리 확충을 위한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력 제고를 위한 혁신성장·규제혁신 ▲지역·산업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방안 등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한편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보통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674.9원으로 지난 7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한 주 만에 나란히 리터당(ℓ) 15원 이상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한 것이다.
한 주만에 15원이 넘게 올라 주간상승폭으로는 1년 9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20주째 리터(ℓ)당 1600원대도 유지돼 서울과 제주에 이어 경기·인천 등도 1700원대에 성큼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