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했다가 '나쁜 기업' 역풍 맞은 프랜차이즈 업체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올해 국정감사 현안에서 '가맹점 갑질'이 핫한 이슈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식품업계 창업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프렌차이즈 가맹점은 성공 노하우와 정립된 시스템이 갖춰진 좋은 아이템으로 꼽힌다.

처음부터 시행착오를 밟아나가는 것에 비해 이미 확인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안정적이게 운영할 수 있어 시작하는 창업자들이 다수 선택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가맹을 택한 점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바로 가맹점을 향한 본사의 '갑질' 때문이다.

특히, 올해 국정감사에서 식품업계의 CEO들이 줄줄이 갑질 논란의 증인으로 소환되면서 가맹점 갑질에 대한 이슈가 눈에 띄게 떠올랐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수십억대의 부당이익을 취한 사실이 적발돼도 수억원대 과징금을 내면 면죄부를 받을 수 있어 법망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주들을 착취하는 상황.

게다가 '을(乙)'에 불과한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부당한 대우와 착취 문제를 제기해도 해당 구조를 바꾸기 힘든 현실이다.

생계가 걸린 문제에 고발조차 두려워하는 가맹점주들을 눈물짓게 한 '가맹점 갑질' 논란 기업 3곳을 소개한다.

1. '착한피자' 외치던 프랜차이즈 '피자에땅'

"식품 상태 점검이죠, 어느 때곤 할 수 있다고 명목상 돼 있어요. 쉽게 말해서 내가 맘에 안 들면 아무 때나 뒤져서 문을 닫게 하겠다고 하는 것이에요"

지난 8일 국내 토종 피자 브랜드 피자에땅의 본사 에땅이 가맹점주협회를 설립한 점주들을 골라 불이익을 준 것이 드러났다.

가맹점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경영이념을 지니고 '착한 피자'를 내세운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피자에땅은 협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점주들에 집중적으로 매장점검을 하고 '소소한 계약 미준수' 사항을 근거로 계약 종료를 통보해왔다.

위생점검의 명분으로 2개월 동안 12회, 9회에 걸친 매장 점검이 이뤄졌다. 주 2~3회 진행된 셈이다.

또한 피자에땅은 점주 단체를 해산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약 12명의 본사 직원을 점주 모임에 투입해 점주단체 구성원을 파악하고 감시 활동을 펼쳤다.

이밖에 계약 체결 과정에서 500여명의 가맹점주에게 반드시 본사의 홍보 전단을 구매하도록 강요한 사실도 적발됐다.

공정위는 가맹거래법 위반 혐의로 에땅에 14억6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 '갑질 논란' 홍역 앓고 있는 'bhc 치킨'

가맹점 상생을 내세운 bhc치킨 또한 가맹점주들에게 점포환경개선 비용을 과도하게 떠넘기는 '갑질'로 적발된 적이 있다.

지난 5월 공정위 조사에 의하면 bhc는 가맹점주 27명에게 점포환경 개선에 9억 이상의 거액을 쓰게 한 후, 법률상의 본부 부담금 중에서도 일부만 지급했다.

그 결과 가맹점주는 1인당 최대 1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받지 못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4천 800만원을 부과했다.

올해 9월에는 상품광고비를 모두 본사가 부담한다고 기재 후, 가맹점에 별도로 광고비를 받은 혐의도 제기됐다.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bhc치킨이 신선육 공급가에 광고비를 얹는 방식으로 가져간 광고비는 204억 원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집행된 비용은 17억 원에 불과하다"는 것.

가맹점주들은 관련 내용을 비롯한 건으로 지난달 28일 본사를 고발하고 규탄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bhc 측에서는 이미 과거에 소명된 건이라 밝히며 "광고비 떠넘기기 갑질 주장은 악의적 선동"이라 일축했다.

3. 프랜차이즈 갑질의 대명사 '미스터피자'

MP그룹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6월 회장 친인척이 관여한 납품업체를 끼워 넣어 가맹점에 비싼 가격으로 치즈를 공급한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같은 해 7월 공정거래법 위반과 업무 방해 혐의로 정우현 MP그룹 전 회장이 구속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재판 결과 정우현 전 회장이 치즈 유통과정에서 친인척 명의의 업체를 끼워 넣어 이른바 '치즈 통행세'를 챙기도록 지원했음이 밝혀졌다.

탈퇴 가맹점 인근에 직영점을 열어 저가 공세로 보복 영업을 한 의혹도 있었다.

가맹점 업주가 가맹점을 그만두고 새 피자집을 개업하면 그 근처에 직영점을 열고 치즈를 사지 못하게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주장들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보복영업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미스터피자 '갑질'의 여파는 작지 않았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뿐만 아니라 가맹점 수까지 급감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미스터피자는 가맹점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자사주를 출연해 복지재단을 설립하는 등 사회적 공헌에도 적극 나서 돌아선 소비자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