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전 세대가 기억하는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광고 카피 만든 사람의 정체

(좌)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농심 (우) 1986년 신라면 광고 / YouTube '농심기획(NongShim Communications)'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얼큰하게 매운맛으로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라면이 있다.


제품 봉지에 '매울 신(辛)'자가 커다랗게 그려진 식품 기업 농심의 신라면이 바로 그 주인공.


출시 직후부터 꾸준하게 인기를 끌었던 신라면의 뜨거운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더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하다.


농심의 '간판 상품'이 된 신라면은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중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과 동남아에서도 인지도를 넓히며 전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매운맛 라면에 도전하는 '먹방' 콘텐츠가 온라인상에 확산되면서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한국의 매운맛에 외국인들도 반한 셈이다.


뉴스1


회장님 라면 '신라면'


어느덧 한국 대표 라면으로 자리 잡은 신라면은 '회장님 라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신라면의 개발단계에서부터 출시까지 깊이 관여했기 때문.


신춘호 회장이 제품 출시까지 심혈을 기울였기에 신라면이 지금의 명성을 가질 수 있었으리라.


1986년 송출된 신라면 광고 / YouTube '농심기획(NongShim Communications)'


'신라면' 탄생 비화


라면업계 후발주자인 농심은 선두주자인 삼양식품의 아성을 뛰어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


1983년에 구수한 맛이 특징인 '안성탕면'을 시장에 선보이며 조금씩 점유율을 높였던 농심은 1985년 드디어 삼양식품을 제쳤다.


후발주자였으나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농심은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카드인 만큼 신 회장도 신제품 개발에 깊게 관여했다.


이때 신 회장은 '매운 맛'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인 콘셉트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깊은 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루는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말이다.


Facebook '농심 (Nongshim)'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매운맛' 틈새공략


신라면이 나오기 전만 해도 한국에서 라면은 매우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농심은 오히려 '매운맛'을 전면에 내세워야겠다고 판단했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제품명도 맵다는 의미의 '신(辛, 매울 신)'을 사용했다.


YouTube '농심기획(NongShim Communications)'


광고 카피 또한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라며 맵다는 점을 강조했다.


놀라운 점은 제품명부터 광고 카피까지 신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했다는 것.


신라면의 이름은 신춘호 회장의 성을 딴 것이며, 80·90년생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광고 카피도 신 회장이 직접 만들었다. 신 회장의 애정이 듬뿍 담긴 라면인 셈이다.


배우 강부자를 모델로 기용한 1986년 신라면 광고 / YouTube '농심기획(NongShim Communications)'


1986년생 신라면의 흥행질주


그렇게 신라면은 1986년에 태어났다. 신 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인 만큼 출시 가격도 여타 제품이 비해 비쌌다.


당시 신라면의 출시 가격은 200원. 여타 브랜드의 라면이 100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고가였던 셈이다.


고가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으나 신라면은 날개 돋친 듯 판매됐다. 신라면은 출시 첫해에만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Facebook '농심 (Nongshim)'


이후 계속해서 흥행가도를 달렸다. 1987년에는 1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농심의 간판 라면이 됐다.


흥행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 흥행은 이제 한국을 넘어 라면 종주국인 일본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캐나다, 영국, 독일, 미국 등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33세가 된 신라면. 신 회장의 애정이 듬뿍 담긴 신라면이 또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