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05일(목)

'국민 혈세'로 농사 보조금 지원했더니 '명품·외제차'에 펑펑 쓴 청년 농부들

(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천 기자 = 매달 최대 100만원을 지원받는 청년 농부들이 지원금을 가지고 명품을 구매하는 등 용도와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8일 국회 농립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 농부들에게 지급된 '영농 정착 지원금' 중 용도에 맞게 사용된 금액은 전체 44억 2천여 만원 가운데 12%에 불과했다.


지원받은 청년 농부들 중 일부는 백화점에서 '구찌'와 같은 명품을 구매하는 데 200만원의 지원비를 쓰는가 하면 플레이스테이션 매장에서 53만원, 네파 매장에서 56만원어치의 카드를 긁기도 했다.


이 중에는 서울 강남 외제 차 서비스센터에서 95만원을 결제한 내역도 있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한 곳은 올해 8월 말 기준, '마트와 정육점'이 11억 5,100만원(26.0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류, 가전 가구 등 매장에서 쇼핑'이 9억 1,514만원(20.71%), '음식점과 제과점'이 7억 9,316만원(17.95%)으로 뒤를 이었다.


지원금 취지에 맞는 농기구 구매 등 농업 관련 분야에 사용된 금액은 5억 3,134만원(12.03%)에 불과했다.


정운천 의원은 "안정적인 영농창업 지원을 위해 마련된 지원금이 명품 구매를 위해 사용됐다는 것이 충격적이다"면서 "국정감사에서 사업 실적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ComicBookCast2'


자료가 공개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영농 정착 지원 취지에 어긋나는 카드 사용이 확인되면 해당 결제를 취소하거나 지원금을 환수 조치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농 정착 지원사업은 초기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 농부들에게 월마다 최대 100만원 씩 최장 3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40세 미만 영농 경력 3년 이하의 청년 창업 농부를 선발하고 농협 직불카드에 매달 지원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