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욱일기는 우리 자랑이다. 내릴 일 절대 없다"
오는 10일 예정된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우리 정부가 일본의 욱일기 게양을 반대하자, 일본 자위대 수장 가와노 가쓰토시가 한 말이다.
욱일기를 절대 포기하지 못하겠다던 일본은 결국 제주 관함식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일본 자위대 수장조차 '욱일기'를 '자랑'이라 여기는 상황. 여기에는 역사 교육을 등한시하는 일본 정부가 있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욱일기를 군국주의, 제국주의, 전쟁범죄 등의 상징으로 여기지 않는다.
국제적인 자리에서도 욱일기를 자위함기로 내걸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장관은 "욱일기는 군대에 소속된 선박을 나타내는 외부 표식에 해당하고, 이에 제주 국제관함식 등에 참가할 경우 자위함기인 욱일기를 게양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독일이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문양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것과 비교되는 행보다.
욱일기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사실 일본 정부의 교육 환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국으로 귀화한 일본인 출신 세종대학교 호사카 유지 교수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역사 교육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그러면서 일본은 히로시마 원폭 피해를 유독 강조하며 2차 세계대전에서 자신들이 '피해자'였음을 자국민에게 상기시킨다.
근현대사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 건 비단 보수 성향이 강한 아베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일본은 식민지, 위안부, 강제노역 등 전쟁범죄를 철저히 숨기고 가리는 방식의 교육을 진행해왔다.
때문에 일본 시민들 역시 일상에서 욱일기를 일장기처럼 사용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마다 욱일기를 흔들거나 페이스페인팅한 일본인들을 자주 마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들이 흔드는 욱일기가 무엇을 상징하는지도 모른 채.
이럴 때 일본처럼 되지 않기 위해 다시 한 번 우리가 기억해야 할 문구가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