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자택 경비원에 "강아지 산책시키고 X 치워라" 시킨 한진 조양호 갑질 클래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뉴스1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추악한 민낯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5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 회장의 배임 혐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갑질의 실태를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회장이 공동 대표로 있는 계열사 정석기업 직원들은 수시로 조 회장 일가의 자택에 동원돼 온갖 '잡일'을 해야 했다. 


정석기업은 조 회장이 원종승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를 맡고 있고,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자녀들이 사내이사로 올라있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 뉴스1


계열사 직원들이 조 회장 손주 '모래 놀이터' 만들어


경찰 조사 결과 정석기업 직원들은 조 회장이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 거주하던 시절 자택 배수관 보수, 지붕 마감 공사 등을 맡았다. 


2013년 조 회장이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한 뒤에는 자택 CCTV 설치와 와인 창고 천장 보수, 페인팅 보수 시공, 화단 난간 설치, 보일러 보수 등에 동원됐다. 


심지어 조 회장 손주들을 위한 모래 놀이터 만들기도 직원들의 손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석기업 홈페이지 캡처


자택 경비원은 '강아지 산책'과 '배변 정리'까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 경비원의 경우 강아지 산책과 배변 정리, 쓰레기 분리수거, 나무 물 주기 등을 도맡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비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이러한 '잡무'는 주로 이 전 이사장이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정석기업이 2003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조 회장 자택에 근무한 경비원 24명의 용역대금 16억 1천만원 상당을 회사 자금으로 대신 지급했다고 밝혔다. 


경비 비용 뿐만 아니라 CCTV 설치나 모래 놀이터 공사 등 보수공사 비용 4천여 만원도 정석기업에서 빠져나갔다. 


뉴스1


한진그룹, "경호 인력의 사적 운용 송구스럽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현재는 자택 경호경비 비용을 조 회장 개인 돈으로 지불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조 회장 자택 업무에 정석기업 등 회사 직원이 연관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전까지 조 회장 자택 경비 비용을 부담했던 이유는 수년 전부터 한 퇴직자가 법원의 패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자택 앞에서 불법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조 회장에게 위해를 가하려 시도하고 자택 담을 넘는 등 문제가 계속되자 회사 차원에서 경비 강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해명이다. 


또한 집안일에 계열사 직원과 경비원을 동원한 일에 대해서는 "경호 인력 운영에 있어 일부 사적인 일을 시키고 자택 시설보수 등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총 시설 보수 비용 4천만원은 회사에 모두 반납했다"고 전했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