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가 즉석밥 시장에서 소비자 마음을 제대로 휘어잡는 모양새다.
식품 전문기업 오뚜기가 지난 2004년에 선보인 '맛있는 오뚜기밥'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는 평을 들으며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매년 성장하는 즉석밥 시장
올해 4천억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는 즉석밥 시장을 두고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즉석밥 시장'이 매년 두 자릿 수 성장을 거듭하면서 업체들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4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즉석밥 시장 규모는 3,643억원이다.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1,969억원에 그쳤던 시장이 3년 만에 2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4천억원 규모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천덕꾸러기였던 즉석밥의 화려한 비상
이처럼 즉석밥 시장규모가 급증한 데는 '혼밥 문화' 확산 및 1~2인 가구 증가, 맞벌이 부부 증가 등이 주효했다.
사실 처음부터 즉석밥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난 1996년 CJ제일제당이 즉석밥인 '햇반'을 처음 출시했을 때 업계와 소비자들은 "누가 마트에서 돈 주고 흰쌀밥을 사 먹겠냐"고 혀를 내둘렀다. 마치 생수가 출시됐을 때 반응 마냥 말이다.
하지만 20년 만에 소비자 인식은 크게 바뀌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나아가 1~2인 가구화 되면서 즉석밥이 어느덧 가정의 '필수품'이 돼버렸다.
'왕좌' CJ제일제당 추격하는 '갓뚜기'
CJ제일제당이 즉석밥 선두주자였던 만큼 시장에서 입지는 공고한 편이다.
초기 시장에 진입한 선두 주자로서 시장을 선점했던 것이 입지를 다지는 요인이 됐다.
그런데 최근 들어 CJ제일제당의 뒤를 추격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오뚜기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과 오뚜기로 양분돼 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즉석밥 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이 73.7%로 1위다. 이어 오뚜기가 29.1%로 그 뒤를 뒤쫓고 있다.
1위와 2위의 격차가 큰 편이지만 오뚜기의 성장세는 고무적이란 평을 듣는다. 후발주자인 오뚜기가 선발이었던 '농심'을 제친 것도 모자라 점유율도 30%대에 육박하며 점차 증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수 걸다
후발주자인 오뚜기가 즉석밥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은 차별화 전략과 저렴한 가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소 뒤늦게 즉석밥 시장에 출격한 오뚜기는 타사 제품과의 '차별성'에 초점을 뒀다.
오뚜기는 '3분 카레' 등 자사 레토르트 식품 노하우를 살려 밥과 소스가 함께 들어있는 다양한 '세트밥'을 출시했다.
저렴한 가격도 승부수였다. 현재 '맛있는 오뚜기밥 210g'의 경우 온라인에서 최저가 41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동일 용량 CJ제일제당 햇반 210g은 온라인에서 최저가 600원에 판매된다. 소비자 입장이라면 다소 저렴한 오뚜기밥에 손이 갈 수밖에 없는 점을 파악한 것이다.
이 같은 오뚜기의 차별화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결국 오뚜기는 농심을 뛰어넘고 즉석밥 시장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농심은 즉석밥 시장에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점을 최대화해 '틈새시장'을 파고든 오뚜기.
과연 오뚜기가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아성을 흔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