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버튼을 누르면 10억을 받을 수 있고, 대신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죽는다

영화 '더 박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당신은 버튼을 누르겠습니까?"


어느 날, 당신 앞에 작은 상자를 든 남자가 찾아온다. 남자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당신은 상자 안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100만 달러(한화 약 10억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망설일 것이 무엔가. 곧바로 버튼을 누르려는 당신. 이때 한 가지 말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당신이 모르는 누군가가 죽게 됩니다"


과연 당신은 버튼을 누를 것인가. 영화 '더 박스'는 이같은 상상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다.


영화 '더 박스'


사춘기 아들 하나를 둔 평범한 부부 앞에 어느 날 작은 상자 하나가 배달된다. 나무상자 안 버튼이 새빨갛다. 핏빛의 버튼에는 정확히 백만 달러가 걸렸다.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거금이다.


상자를 가져온 정체 모를 낯선 남자의 그러한 제안에 부부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애써 잊으려 하지만 쉽게 거절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에 마음이 흔들린다. 


마침 이들 부부는 아들의 학비로 어려움을 겪던 상황이었다. 타인의 목숨과 돈 사이에서 깊게 갈등하던 부부는 결국 안정적인 삶과 하나뿐인 아들의 미래를 위해 눈 딱 감고, 버튼을 누른다. 


제안을 한 남자는 곧바로 빳빳한 지폐로 백만 달러를 건넨다. 평범했던 가족의 일상은 그렇게 확 피나 싶다. 


어차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죽게 됐다. 사형 선고를 받은 살인범일 수도, 나쁜 사이코패스일 수도 있다. 이들 가족과는 상관없다.


영화 '더 박스'


그리고... 상자를 들고 가족을 찾아왔던 남자는 그 상자를 조용히 챙겨 떠난다. 다른 누군가에게, 이들 가족을 모르는 다른 누군가에게 똑같은 제안을 건네기 위해.


"상자 안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1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누군가가 죽게 됩니다. 버튼을 누르시겠습니까?"


나와는 상관없는 누군가를 죽게 할 수 있고, 반대로 나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죽임당할 수도 있는 상황. 당신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현금 100만 달러만이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작품 '더 박스'는 정답이 없는 질문 하나로 관객들에게 혼란을 심어주며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욕망의 끝을 달리는 상황에서 영화 속 인물들은 천태만상의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궁금하다면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