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일렉트로맨문화산업전문 계열회사로 추가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만들 한국형 히어로 영화 '일렉트로맨'이 점점 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렉트로맨은 '남자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일렉트로마트의 캐릭터 일렉트로맨을 주인공으로 한 히어로물로, 오는 2020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일 신세계는 영상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 등을 하는 '일렉트로맨문화산업전문 유한회사'를 계열회사에 추가했다고 공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신세계의 계열회사는 총 39곳에서 40곳으로 늘었다.
일렉트로맨문화산업전문은 지난 7월 자본금 1천만원으로 설립된 유한회사다. 영화 일렉트로맨의 투자 유치와 제작, 배급 등 관련 업무를 맡고 영화 개봉이 완료되면 청산된다.
회사 설립 당시 이마트는 "1년여에 걸친 준비 끝에 일렉트로맨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제작을 결정하고, 이를 위해 제작을 담당할 특수 목적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마블 히어로 '덕후'로 알려진 정용진 부회장
일렉트로맨은 평소 마블 히어로 '덕후'라고 소문 난 정 부회장의 새로운 도전이다.
3년여 전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마블 만화책 사진을 게시하면서 "빨간 천을 목에 배고 바지 위에 팬티를 입고 계단에서 날아보려 했던 기억이 솔솔 난다"며 "나와 같은 많은 이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슈퍼 히어로를 리테일과 접목시키는 것은 어떨까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슈퍼 히어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냄과 동시에 일렉트로맨을 앞세운 '일렉트로마트' 사업을 간접적으로 예고한 것.
그로부터 한 달 후 통합형 가전 매장 일렉트로마트가 실제로 문을 열었으니, 이제 일렉트로맨 영화만 나오면 정 부회장의 마블 '덕질'이 진정 완성되는 셈이다.
외사촌 지간인 CJ 이재현 회장과 '라이벌 의식' 얘기도
한편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영화 산업 진출이 CJ그룹 이재현 회장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과 정 부회장은 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손자와 외손자로 '외사촌' 지간이다.
두 사람은 각각 CJ와 신세계를 이끌면서 사업 영향력 확대와 새 먹거리 찾기에 열을 올리는 선의의 경쟁자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에 더해 노브랜드, 스타필드, 데블스도어, 삐에로쇼핑, 레스케이프 호텔 등 다방면에 걸쳐 도전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유독 '영화' 산업에서는 잠잠했다.
문화 산업에 평소 관심이 있다는 언급은 자주 해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것.
반면 CJ는 유통은 유통대로 잘 챙기는 동시에 영화 부문에서 업계 1위를 달릴 만큼 몸집이 커진 상태다.
이에 자극을 받은 정 부회장이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꿈의 영화'를 만들 생각인 걸까.
정 부회장이 그리는 한국형 히어로물 '일렉트로맨'이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 업계와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