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지우개도 튀기면 맛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튀긴 음식은 뭐든 '진리'라는 뜻.
그런데 튀기지도 않고 '구운' 치킨으로 우리나라 치킨 시장을 정복한 브랜드가 있다.
달달한 양념과 부드러운 살코기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TOP5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굽네치킨'의 이야기다.
'파파이스' 점장 출신이 만든 굽네치킨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 홍경호 대표는 패스트푸드 업체 '파파이스' 출신이다.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1995년부터 2004년까지 파파이스에서 점장 및 점포 개발 담당자로 일했다.
2005년 당시 그가 시장 흐름을 자세히 살펴보니 프라이드와 양념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치킨이 계속 변하고 있었다.
뭔가 하나 특별한 분야를 만들면 '대박'이 나겠다는 생각에 고심을 거듭한 결과, 홍 대표는 당시 '웰빙'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한 점에 미뤄 구운 치킨을 팔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퇴직금 1천만원 남짓을 털어 마침 친구가 운영하고 있던 치킨집을 리모델링했다. '굽네치킨 김포 북변사우점'. 그것이 굽네치킨 1호점이다.
뚝심으로 밀어붙인 '구운 치킨'
처음부터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2005년 말 조류독감이 유행하면서 개점 휴업 상태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그렇지만 한 번 구운 치킨의 가능성을 본 홍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출까지 받아 가맹사업에 나선 그는 기존 치킨집을 위탁 운영했다가 잘 되면 넘기는 식으로 가맹점을 모집했다.
이 전략이 제대로 통해 2년 만에 100호점까지 확장할 만큼 모집을 키울 수 있었다.
가맹점주와의 소통에 주력하는 홍 대표
지금도 홍 대표는 가맹점과의 상생에 가장 신경을 쓴다. 지앤푸드 본사는 오븐 증설, 주방 확대, 매장 인테리어 개선 등을 위해 수십억의 지원금을 아끼지 않았다.
본사 직원이 직접 나서서 매장 청결 관리를 하는 '클린데이'도 운영한다. 가맹점주의 깨끗한 매장 운영을 돕고 본사 운영팀이 점주와 대화를 나누며 고충을 듣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굽네치킨은 국내 가맹점 1천 개 돌파, 연매출 1,600억원을 자랑하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No.1 오븐구이 치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마카오,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로 진출해 글로벌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치킨 시장의 각종 트렌드 견인하는 굽네치킨
굽네치킨은 웰빙 트렌드에 이어 '치밥(치킨+밥)' 트렌드도 견인했다.
특히 굽네의 대표 메뉴인 볼케이노는 SNS 상에서 아예 치밥 레시피가 유행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또 다른 인기 메뉴 갈비천왕은 아예 반찬으로도 제격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주부들 사이에서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허니멜로, 고추바사삭 등이 주요 메뉴로 완전히 자리 잡은 상태다.
홍 대표는 가정 간편식이 뜨는 추세에 맞춰 굽네만의 닭가슴살 전문 쇼핑몰 '굽네몰'도 만들었다. 맛과 신뢰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굽네몰은 연매출 100억원을 무난히 달성 중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포화 상태 속에서도 굳건히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굽네치킨의 홍 대표.
언제나 가맹점과 고객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그의 뚝심 있는 경영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에게 맛있는 '치느님'을 선사해줄 것이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