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 1위' 무색해진 신동빈의 꿈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롯데면세점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재 속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과거 신동빈 회장은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오는 2020년까지 롯데면세점을 글로벌 1위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렇지만 2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신 회장의 꿈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롯데면세점의 국내 영향력 약화
우선 내수시장 의존도가 큰 롯데면세점의 국내 영향력이 점점 더 약화되고 있다.
글로벌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6.2조원으로 세계 2위 수준인데, 그중 6조원이 넘는 매출이 국내에서 나왔다. 해외 매출은 약 1,500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롯데는 지난해 제주공항에 이어 올해 인천공항, 김포공항까지 3번 연속으로 공항 면세점 입찰에 실패하며 삐걱거렸다.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 1터미널 3개 매장 사업권을 반납하면서는 50% 가까이 가던 국내 시장 점유율이 30%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다음 달 신 회장의 2심 선고에서 면세점 특허 관련 뇌물죄가 인정될 경우, 롯데면세점 연 매출액의 평균 10%가량을 책임졌던 월드타워점이 특허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외 사업에 눈 돌리지만 쉽지 않아
이처럼 국내 상황이 어려워지자 롯데면세점은 해외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이 해외에서 약 1천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에 비해 신라면세점은 4배에 달하는 4천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국내 2위인 신라와 국내 1위인 롯데가 해외에서는 뒤바뀐 실적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런 탓에 업계에서는 롯데가 올해 세계 2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마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세계 1위는 스위스 듀프리로 9.2조원으로 독보적이며, 3위 프랑스 라가르데르는 5조원의 매출 수준을 자랑해 롯데와 1.2조원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앞으로는 국내 1위도 장담 못 해
부동의 1위를 유지하던 국내 시장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이미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신라와 신세계에 1, 2등 자리를 내주고 3등으로 밀려났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신라와 신세계 때문에 하반기 영업 실적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최대의 위기를 맞은 롯데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을지 업계의 주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