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추석 연휴 단식 농성 벌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이 문재인 정부에 요구한 조건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에 비정규직 불법 파견 책임자 처벌과 함께 직접 고용 명령을 요구했다.


지난 20일부터 7일째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26일 오전 11시 서울고용노동청 4층 단식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요구했다.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호소에 정부가 대답해야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현대·기아차의 14년 불법을 처벌하라는 상식적이고 절박한 호소에 문재인 정부가 답할 것이라 기대했던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기업의 불법을 10년 넘게 눈감아주던 정부가 비정규직의 농성에 불법 운운하며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며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재벌의 불법을 면죄해주고 법원 판결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특별 채용이란 편법으로 정규직이 되고 싶지 않다"며 "재벌의 불법을 처벌하고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추석 명절 곡기마저 끊어야 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호소에 정부가 대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고용노동청 단식 농성장에서 한가위 합동 차례를 지내고 있다 / 뉴스1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4년간 방치한 현대·기아차 불법 파견 처벌과 직접 고용 명령, 당사자와 원청의 직접 교섭 성사를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번주 내에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별 채용 합의는 불법 파견 소송 취하를 전제로 한다"


앞서 기아차는 20일 사내하도급 노동자 1,300명을 내년까지 기아차 직영으로 특별 채용한다고 발표했고, 현대차도 올해부터 2021년까지 사내하도급 노동자 3,500명을 특별 채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현대·기아차가 진행하려는 특별 채용 합의는 불법 파견 소송 취하를 전제로 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200여명은 사측의 특별 채용 중단과 고용부의 시정 명령을 요구하며 20일부터 서울고용노동청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어 대표단 25명은 22일부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