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약속 때마다 매번 지각하는 당신의 친구. 어르기도 하고 타이르기도 하고 단단히 화를 내보기도 했지만 그때뿐이다.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다. 종종 약속 자체를 잊어버리기까지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지 않는 것 같다. 자기가 말하고 싶을 때만 열성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잘 멈추지도 않는다.
천성이 나쁜 것 같지는 않은데, 인간관계에 있어 이다지도 모난 모습을 보이는 친구. 다 큰 어른이 대체 왜 저럴까.
사실 이런 친구들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즉 성인 ADHD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소아정신질환으로 유명한 ADHD는 최근 성인 사이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ADHD로 진단을 받은 19세 이상 성인은 56.1%가 증가했다. 국내 성인 ADHD 환자는 약 80여만 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성인 ADHD의 양상은 아동 ADHD와는 조금 다르다.
ADHD를 앓는 어린이들이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성인 ADHD 환자의 경우 실행기능 저하와 주의력 결핍의 문제를 많이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정해진 일정에 맞춘 업무처리를 어려워한다는 점이 꼽힌다. 바로 이같은 문제 때문에 약속을 안 지키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
물론 시간 약속을 자주 어긴다고 해서 모두 성인 ADHD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주변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게으르거나 무책임한 친구라는 오해를 받는 성인 ADHD 환자들.
만약 이같은 증상으로 마음고생 하는 친구가 곁에 있다면, 그리고 그 친구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따뜻하게 손을 잡고 함께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게끔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