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유통 공룡' 신세계와 롯데가 국내 편의점 업계 4위인 미니스톱 인수전에 나란히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화 상태인 국내 편의점 시장…M&A가 아니고서는 몸집을 키우기가 어려운 상황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이고, 근접 출점 제한 규제 강화 등 각종 규제로 추가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인수전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 미니스톱의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 증권이 19일 실시한 매각 예비 입찰에 롯데, 신세계 등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한국 미니스톱의 지분 100%다.

한국 미니스톱의 지분은 일본 유통 기업인 이온그룹이 76.06%, 국내 식품 기업인 대상이 20%, 일본 미쓰비시가 3.94%씩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온그룹과 대상은 1990년 미니스톱 한국 법인을 세우며 국내 편의점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 미니스톱은 8월말 기준 2,53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 1,852억원으로, 국내 편의점 업계 '빅3'인 GS리테일(점포 1만 3,010개·매출 6조 2,780억원), BGF리테일(1만 2,919개·5조 5,850억원), 코리아세븐(9,535개·3조 6,986억원)에 이어 4위다.

영업이익 감소 등 수익성 악화로 인해 매각 결정한 한국 미니스톱

대기업 틈에서 나름 선전하고 있지만 한국 미니스톱은 최근 영업이익 감소 등 수익성 악화로 인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편의점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과 이마트24(3,414개)를 운영 중이다.

양사는 이번 M&A(인수·합병)를 통해 사업 확장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국내 편의점 업계가 최저임금 인상과 담배권 거리 제한, 근접 출점 제한 등의 각종 규제로 인해 사실상 성장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제 M&A가 아니고서는 몸집을 키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양사는 한국 미니스톱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약 신세계가 한국 미니스톱을 흡수하면 단숨에 5천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 편의점 빅3를 위협하게 된다.

실제 신세계는 2013년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한 이후 지난해 '이마트24'로 이름을 바꾸고 24시간 영업, 로열티, 중도해지 위약금 등이 없는 '3무' 정책을 바탕으로 점포수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빅3 진입 노린다"vs"신세계 고속 성장 막겠다"

롯데는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을 앞세워 이마트24의 추격을 저지하는 동시에 1~2위권 진입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가 1~2위권 진입보다 신세계의 고속 성장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한국 미니스톱 인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롯데와 신세계 측은 예비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입찰전은 비밀 유지 조항 때문에 참여 여부를 공표하기 어렵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