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한 서울대생이 대나무 숲에 대고 외쳤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닌 "전 여친은 뚱뚱이"라고.
지난 16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익명의 투고 글 하나가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투고자 A씨는 "지금 기분이 좋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의 기분이 이토록 좋은 이유는 바로 자신의 전 여자 친구가 뚱뚱해졌기 때문이었다.
A씨는 현재 대학생활 중 두 번째 과 CC를 하고 있다. A씨는 "현재 만나는 여자 친구를 정말 많이 사랑하지만, 자꾸 과에서 보이는 전여친과 자꾸 비교가 됐다"라고 고백했다.
좋지 않게 끝난 데다가 애초애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자주 마주치는 전 여자 친구가 신경 쓰였다는 A씨.
A씨는 "사실 외모로 따지자면 전여친이 현여친보다는 내 스타일이라서 비교를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기분 좋은 자랑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A씨의 현 여자 친구는 최근 다이어트에 돌입, 체중을 10kg가량 감량했다.
그 상태에서 A씨 커플의 과는 MT를 진행했고, 자리에는 A씨, A씨의 현 여자 친구, 전 여자 친구가 모두 참석했다.
오랜만에 만난 전 여자 친구의 모습은 예상 밖이었다. 엄청나게 살이 찐 상태였던 것.
A씨는 "나랑 연애할 때는 기를 쓰고 몸매 유지를 하더니 현재 만나는 남자 친구한테는 그런 건 다 포기해버렸나 보더라. 참 못났다 싶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 여자 친구를 보고 정말 대견하고 예쁘다고 생각했다. 이제 전여친은 현여친에게 비교도 되지 않는다"라고 기분이 좋은 이유를 설명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 대부분은 그러나 지금도 속으로 점수를 매기고 비교·계산하는 A씨를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여성 누리꾼들은 A씨의 전 여자 친구가 살이 찐 데 대해 "지금 하는 연애가 행복해서 찐 것"이라 분석하며 "기를 쓰고 관리해야 예뻐해 주던 전 남자 친구와는 다르게 지금 만나는 사람은 살이 쪄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해당 투고 글은 게시된 지 이틀 만에 댓글 2천여 개를 돌파했다.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A씨의 사연. A씨의 이후 뒷이야기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