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오늘 내가 쏜다!" 지갑 잘 여는 친구가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술만 마시면 꼭 "오늘은 내가 쏜다!"를 외치는 친구들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이렇게 행복한 데 그깟 돈이 대수냐"


무슨 날이 아니어도 주변 사람들에게 깜짝 선물을 한다거나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밥을 사는 친구들을 보면 고맙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지갑 사정이 걱정되기도 한다.


그간 자기 지갑 사정은 생각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결제부터 하는 친구들이 행여나 나중에 후회의 눈물을 흘릴까 걱정했던 이들이라면 앞으론 그럴 필요가 전혀 없겠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적어도 이들은 '다른 사람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경제적 지출을 하는 사람들은 만족감과 행복감이 높아 신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캐나다 크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연구진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다.


연구진은 고혈압을 앓고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A 그룹과 B 그룹으로 나눠 몇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MBC 'MBC스페셜'


먼저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매주 40달러(한화 약 4만 5천 원)를 3주간 제공하며 A 그룹에게는 자신을 위해, B 그룹에게는 남을 위해 사용하라고 요청했다.


3주 후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대상자들을 상대로 건강검진을 시행했다.


그 결과 A 그룹보다 B 그룹에 속한 노인들의 혈압이 전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때 혈압 감소로 몸에 나타난 변화는 식습관을 바꿔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평소 자주 운동을 했을 때 보이는 효과와 유사했다.


Instagram 'dok2gonzo',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 지난 2003년과 2013년 시행된 다른 연구에서도 자원봉사나 기부와 같은 사회적 지원을 베푸는 사람들의 5년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훨씬 더 낮게 나타난 바 있다.


연구를 이끈 프랭크 마르텔라 박사는 "자신보다 남을 도울 때 뿌듯함과 행복감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은 다른 이를 도움으로써 삶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삶에 만족도를 높이려 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인 만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정신적 건강이 좋아진다"며 "스트레스가 없으면 혈압이 낮아지는 등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몸 또한 건강해진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지갑을 잘 여는 친구들이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게 되는 것이니, 주는 사람은 물론 받는 사람에게도 좋은 결과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