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다가오는 '2018 서울 세계 불꽃축제'에서 까만 밤하늘을 배경 삼아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불꽃 디자이너'다.
한화 불꽃 프로모션 팀의 윤두연 과장은 햇수로 9년째 한화 불꽃축제에서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 이상의 의미
불꽃 디자이너는 사무실에 앉아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 음악을 선정하고 불꽃의 배치와 구성을 모두 고민하는 것은 물론, 불꽃 설치와 연출 방향이 결정되면 PC 프로그램으로 적용해 점검하는 일까지 윤 과장의 몫이다.
그는 현장 작업자와 직접 접촉하며 원하는 모양대로 불꽃이 나오는지 하나하나 확인하고 현장에서 불꽃을 세팅하는 일 또한 함께한다.
산업 디자인을 전공해 대학 시절 모바일 제품이나 자동차 디자인을 꿈꾸던 윤 과장은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서 '불꽃 디자이너' 채용 공고를 봤다.
단순히 호기심에 지원했다가 덜컥 합격해 입사하고 나서야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알게 됐다고 한다.
화학 공학도 사이에서 치열하게 공부해 버티다
막상 가보니 불꽃 프로모션 팀의 직원 대부분은 화학공학과 출신. 미대를 다니며 디자인만 공부해온 그는 몇 배로 더 치열하게 노력해야 했다.
윤 과장은 틈틈이 화학 전문 서적과 영상을 보면서 공부하고 화약을 이용한 실험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팀은 물론 현장 작업자들에게도 신뢰를 얻었다.
실험 때문에 얼굴에 시꺼먼 그을음이 묻는 것은 일상이었다. 옷이 불에 타고 심하게는 몸에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었지만 한 번 불꽃 디자인의 매력에 빠진 이후에는 헤어 나오기 어려웠다.
그는 지금도 불꽃 모양에서 '베스트'를 뽑아내기 위해 1년에 50번 넘는 해외 출장을 다닌다. 해외 사례를 보면서 꾸준히 감을 익히고 영감을 얻으면 곧바로 업체에 의뢰해 개발하는 식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몰입한 결과 불꽃 프로모션 팀에 들어간 지 9년째인 지금은 팀에서도 현장에서도 "윤 과장 없으면 안 돼"라는 말을 듣는다.
"아이와 제가 너무 감동받았어요" 시민 한마디에 감동
한화 불꽃축제 시즌이 윤 과장에게는 일 년 중 가장 바쁘고 힘든 시기다. 그렇지만 불꽃을 보며 행복해하는 시민들의 얼굴을 보면 그 피로가 싹 날아간다.
한 번은 축제가 모두 끝나고 한 어머님이 아이의 손을 잡고 윤 과장에게 다가왔다. 어머님은 "아이와 함께 보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넸다.
그러한 보람이 윤 과장을 힘나게 해주는 버팀목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한화와 함께하는 2018 서울 세계 불꽃축제'. 윤 과장은 오늘도 시민들에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불꽃을 선사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