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해고자 '전원 복직' 결정한 최종식 쌍용차 사장의 '결단'

김득중 쌍용자동차지부장,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쌍용자동차노조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 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쌍용자동차 노사가 지난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해고자 119명 전원을 복직하기로 합의했다.


해고 사태 이후 9년 만이자 30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뒤 이뤄진 합의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과 홍봉석 쌍용차 노조위원장,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해고자 복직 합의서를 통해 복직 대상 해고 노동자 119명 가운데 60%를 올해 말까지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 노동자는 이듬해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들 4자는 해고자 복직 합의서에서 "현재까지 복직하지 못한 해고 노동자 문제의 조기 해결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회사의 도약을 위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뉴스1


쌍용차는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 복직할 해고 노동자 중 부서 배치를 받지 못한 복직 대상자에 대해서는 내년 7월부터 내년 말까지 6개월간 무급 휴직으로 전환했다가 내년 말까지 부서 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무급 휴직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복직 합의를 기점으로 쌍용차 노조는 2009년부터 이어온 쌍용차 구조조정 규탄 집회와 농성을 중단하고, 각종 시설물 및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측이 이번 합의를 위반하지 않는 한 회사를 상대로 2009년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뉴스1


이번 합의에 많은 역할을 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해고자 복직으로 생기는 회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 방안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지속 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정부 지원 방안과 합의서에 따른 세부 실행 계획을 '쌍용자동차 상생 발전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2009년부터 이어온 쌍용차 해고 노동자 119명 복직 문제는 '전원 복직'으로 9년 만에 문제를 매듭짓게 됐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6월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뒤 노동장 1,800여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뉴스1


이후 해고 노동자들은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9년 넘게 투쟁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30명의 해고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쌍용차는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불구, 2013년 무급 휴직자(454명) 전원 복직에 이어 2015년 노·노·사 3자 합의에 따라 2016년(2월·40명), 2017년(4월·62명), 2018년(3월·26명) 세 차례에 걸쳐 복직을 진행했다.


하지만 119명의 해고 노동자가 회사로 돌아가지 못했고, 그런 상황에서 지난 6월 27일 김주중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노조는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사측에 전원 복직을 촉구했다.


해고 노동자의 전원 복직이 이뤄지면서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쌍용차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뉴스1


이와 관련해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오늘은 굉장히 기쁜날이고 새로운 출발을 기약하는 뜻깊은 날"이라며 "회사가 남아있는 해고 노동자 복직 문제 해결을 위해 상반기까지 복직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쌍용차 발전을 위해 손잡고 판매 및 생산 증대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다는 약속을 노노사가 했다"며 "내년에 쌍용차는 신차 3개 차종을 낸다. 어려운 상황에도 매년 4천억원을 투입하며 신차 개발 및 생산시설 보완에 활용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사장은 이번 합의 발표에 앞서 지난 13일 오후 2시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차 해고 사태 피해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사측 대표가 분향소를 방문한 것은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처음이며, 최 사장의 조문은 해고자들이 교섭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사항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