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직원 2명 숨진 삼성 기흥공장 사고 당시 '미숙한 대처' 보여주는 CCTV 영상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당시 구조 모습 / YouTube '뉴스TVCHOSUN'


소화용 이산화탄소 누출됐는데도 긴박함 전혀 없는 구조현장긴박한 상황인데도 출입문 카드 찍느라 '골든타임' 허비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지난 4일 오후 2시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6-3라인 지하 1층에서 갑자기 소화용 이산화탄소 저장탱크에 연결된 배관이 터졌다.


사고 발생 1분 뒤인 오후 2시 1분. 안전모를 쓴 직원 2명이 긴박한 상황인데도 인명구조 장비는 물론 안전복과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안전장비를 갖춘 구조대원이 등장한 것은 사고 발생 11분이 지난 뒤였다. 골든타임이 중요한 순간임에도 구조대원들은 출입문에 카드를 찍느라 구조 시간을 허비했다.


구조 장비를 두고 나왔는지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구조대원의 모습이 CCTV 영상에 고스란히 찍히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조자 양발을 붙잡고 질질 끌어내는 삼성전자 구조대원 모습 / YouTube '뉴스TVCHOSUN'


들것도 없이 구조현장에 뛰어든 삼성전자 구조대원엘리베이터서 구조자 양발 붙잡고 질질 끌어내려 심폐소생술


오후 2시 24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림과 동시에 구조대원 한명이 빠져나와 바로 바닥에 쓰러졌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고 있던 다른 구조대원은 들것도 없이 구조자의 양발을 붙잡고 질질 끌었다.


구조대원들은 곧바로 구조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사고 발생 27분이 지나서야 사고 현장에 들것이 투입됐다.


구조자 이송은 사고가 발생한지 30분이나 지난 오후 2시 32분. 삼성전자 구조대원의 미숙한 대응으로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지난 4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관련 현장에 설치돼 있던 CCTV 영상에 찍힌 삼성전자 구조대 당시 모습이다.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당시 구조대원 모습 / YouTube '뉴스TVCHOSUN'


김병욱 의원 "글로벌기업 대처로 보기 힘든 구조의 민낯"마스크와 같은 안전장비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당시 삼성전자 구조대의 미숙한 대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김병욱 의원은 "사고 당시 CCTV 영상에 대한민국 최정상 글로벌기업의 사고 대처라 보기 힘든 안이한 구조의 민낯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대응이 부족했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골든타임이 흘러갔다"며 "화학물질 누출사고 현장에 안전복을 착용하거나 마스크 없이 안전모만 착용했다"고 지적했다.


김병욱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현장 CCTV 영상에 따르면 오후 2시 1분 이산화탄소가 누출됐는데도 마스크와 같은 안전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직원 2명이 사고 현장에 들어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바닥에 쓰러지는 구조대원 모습 / YouTube '뉴스TVCHOSUN'


김병욱 의원 "구조요원 쓰러질 정도…사고 현장 통제 없어"긴박한 상황인데도 늑장부리느라 사고대응 '허둥지둥'


이와 관련 김병욱 의원은 "인명구조를 위한 어떤 장비도 보이지 않았다"며 "삼성이 오후 2시 1분에 출동했다고 밝힌 자체소방대가 맞는지 삼성 측에 확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은 또 오후 2시 8분 구조자 3명을 발견해 구조활동을 실시했고, 오후 2시 20분 구조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밝힌 삼성전자 측의 설명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오후 2시 24분에 찍힌 CCTV 화면을 근거로 김병욱 의원은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구조요원 한 명이 바닥에 바로 쓰러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현장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구조요원이 바로 쓰러질 정도였다"며 "이 때까지도 현장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당시 구조 모습 / YouTube '뉴스TVCHOSUN'


이산화탄소 누출사고로 협력업체 20대 직원 숨져의식 불명 50대 직원도 입원치료 중 사망…1명은 중태


김병욱 의원은 "구조대원도 바로 쓰러지는 화학물질 유출사고에 제대로 된 통제나 대피를 시키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유가족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는 것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시 이산화탄소 누출사고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반도체 협력업체 20대 직원 1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지고 말았다.


2명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가 지난 12일 1명이 추가로 사망했고 남은 1명은 아직 중태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당시 구조 모습 / YouTube '뉴스TVCHOSUN'


YouTube '뉴스TVCHO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