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스타벅스가 전국 매장에 들어갈 시스템 공기청정기 입찰전에서 사촌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대신 LG전자를 택했다.
LG전자가 스타벅스 시스템 공기청정기 입찰 업체로 선정됨에 따라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 LG전자 공기청정기가 설치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규 매장에 공기청정시스템을 도입해 실내 미세먼지 줄이기에 나선 스타벅스가 LG전자를 입찰 업체로 선정하고 단계적으로 전국 매장에 공기청정기를 도입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스타벅스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 1200여곳 매장에 공기청정기 시스템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우선 올해 말까지 신규 매장 120곳 등 총 170여곳에 공기청정기를 우선적으로 설치한 뒤 다른 매장에도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를 장착시킬 계획이다.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는 연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휴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스타벅스는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지난해부터 LG전자와 협력해 스타벅스 매장에 최적화한 맞춤형 공기청정 시스템 개발을 진행해왔다.
그렇다면 스타벅스는 도대체 왜 사촌지간 관계 삼성전자 대신 경쟁업체 LG전자를 협력업체로 결정한 것일까.
관계자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삼성전자 대신 LG전자를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 협력업체로 택한 이유는 삼성전자가 스타벅스 매장 맞춤형 시스템 공기청정기 개발을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제품을 스타벅스 매장에서 테스트한 결과 매장에 설치할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반면 LG전자 공기청정기 제품은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스타벅스 입장에서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제품을 굳이 써야만 하는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이재용 부회장과 동갑내기 사촌지간 사이라고 할지라도 무리하게 삼성전자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
물론 스타벅스 모든 매장 공기청정기가 LG전자 제품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 측은 삼성전자가 매장 사양에 맞는 공기청정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면 추가 설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측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삼성전자는 협업 후발주자로서 공기청정 기능에 대해 계속 조율하고 있다"며 "개발이 완료되면 매장에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내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시스템 도입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겨둔 발언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졌을 때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삼성전자가 과연 공기청정기 시스템에서 뒷심을 발휘해 LG전자의 독점을 막아낼 수 있을지 아니면 못 막아낼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