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정유경 사장이 뷰티 브랜드 '시코르'를 백화점 1층이 아닌 5층에 오픈한 이유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스파이스' 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정유경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도 이에 합류한다.


오는 12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시코르 15호점이 입점한다.


화장품이니만큼 1층에 위치하리라 생각하겠지만 시코르는 여성복 영캐주얼 매장이 모여있는 5층에 생긴다.


시코르는 신관 에스컬레이터 앞 자투리 공간에 자리한다.


정유경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 스파이스 매장으로 젊은 고객 유도


오는 12일 오픈하는 시코르 매장 / 사진 제공 = 신세계


신세계 강남점에는 이미 시코르 매장이 있다. 기존 파미에스트레트 내 시코르는 약 166평 규모로 200여개 브랜드를 갖췄다.


이번에 생기는 세컨드 매장은 23평 규모에 66개 브랜드만 들어선다.


해당 매장에는 미니 사이즈의 '뷰티 투고' 벽장을 설치했다. 시선을 사로잡는 배치로 소비자들의 쉬운 구매를 유도한 것이다.


특히 여성복 영캐주얼 매장을 주로 찾는 20, 30대를 공략해 SNS 인기 브랜드와 K뷰티 브랜드 위주로 꾸몄다.


서로 다른 성격으로 매장으로 조화를 꾀하는 '스파이스(Spice, 양념)' 매장은 비단 시코르의 경우만은 아니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전혀 다른 제품을 함께 팔면 매출이 상승한다? 스파이스 매장이란


앞서 신세계는 4층 여성복, 슈즈 매장에 서점인 '반디앤루니스'와 전통차 매장 '티콜렉티브'를 입점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또 9층 생활전문관에는 정용진표 브랜드 '자주 테이블'을 설치했다.


자주에서 판매하는 식기와 테이블웨어 등을 직접 이용한 고객들은 자주 매장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했고 매출이 평균 20%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신세계 강남점은 특히 스파이스 매장의 시초격이다.


신세계 강남점에서 명품을 둘러보는 고객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지난 2010년 가전 매장에 있던 애플샵을 영스트리트 매장으로 옮긴 결과 그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600% 가까이 증가했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신세계는 식품 층에 있던 스타벅스 커피 매장을 영스트리트 매장으로 옮겨 하루평균 1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패션 매장에는 화장품 브랜드 '스틸라'를, 란제리 매장에는 '비타민 카페'를 함께 배치하자 매출이 쑥쑥 올랐다.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함께 판매하면 '시너지'가 발생하는 스파이스 매장이 붐을 일으키자 롯데 백화점에서도 스파이스 매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신세계 강남점에 분홍색으로 꾸며진 구찌 매장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시너지 효과로 매출 견인하는 스파이스 매장,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 심리 착안


유통 업계에서는 스파이스 매장을 '노다지'에 비유하기도 한다.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매출의 앞자리가 달라지기 때문.


신세계는 지난 2016년 애플샵을 2층 명품 매장으로 옮기는 시도를 했다. 명품을 찾는 고객이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영스트리트 매장에서 명품 매장으로 위치를 옮기자 애플샵은 또다시 매출이 2배로 뛰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읽는 것이 스파이스 매장의 핵심이다.


과연 오는 12일 '틈새 시장'을 공략한 시코르 매장이 애플샵처럼 대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