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모두 강남살 필요 없다"···靑 장하성 발언이 '조롱' 받는 이유

장하성(좌) 청와대 정책실장, 문재인 대통령 / 사진 = 뉴스1, 청와대


'강남 발언'으로 설화(舌禍)를 자초한 장하성 靑 정책실장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강남에 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강남 발언'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장 실장은 지난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 부동산 급등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 거기에 삶의 터전이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정치인과 관료들은 그 '입' 때문에 '설화(舌禍)'를 당하는데 장 실장 역시 그대로 되풀이 했다.


옛말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했던가. 쓸데 없는 입방정으로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이다.


장하성 정책실장 / 뉴스1


"모두가 서울대 갈 필요 없다. 내가 서울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조롱 쇄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한다는 장 실장의 이러한 실언이 나온 뒤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들도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분노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장 실장의 무개념 발언이 나온 뒤 누리꾼들은 "모두가 서울대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 갈 이유도 없다. 내가 서울대를 나왔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조롱했다.


서민들의 삶은 나날이 팍팍해지는데 청와대 장 실장의 '강남 발언'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 사진=인사이트


또한 인터넷과 SNS 등에서는 "모든 사람이 소고기를 먹을 필요는 없다. 내가 소고기를 먹어봐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는 웃지 못할 '패러디'가 떠돌고 있다.


청와대의 정책실장이라면 한나라의 경제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인 동시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그대로 반영하는 중요한 자리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장하성 정책실장. / 사진 제공 = 청와대


평생 유복하게 살아온 '상류층 엘리트' 장 실장에 분노하는 서민들


그런데 장 실장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내뱉은 발언은 현실 감각이 전혀 없는 '상류층 엘리트'의 철없는 소리로 들린다고 국민들은 비판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복한 명문가에서 평생 돈 걱정 없이 학자로 지내온 인물로 그가 사는 곳도 서울 송파구의 수십억원대 고가 아파트로 유명하다.


강남 아파트는 서민들의 선망과 질투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사진=인사이트


그런 장 실장은 본인이 강남에서 거주해봐서 아는데 그곳에는 별 거 없으니 서민들은 들어와서 굳이 살아보려고 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은 '엘리트주의'와 '선민의식(選民意識)'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다는 시민 오모(50) 씨는 "나도 강남에 살고 있지만 장하성 실장의 발언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며 "저런 인물을 정책실장으로 믿고 쓰는 대통령의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문재인 대통령 / 사진 제공 = 청와대


장 실장 '강남 발언' 뒤 문재인 정부 지지율 지속 하락


오씨처럼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크게 실망해 지지를 철회하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현실을 청와대는 심각하게 여겨야 할 것이라고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하듯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주 연속 하락했다. 


부동산 폭등 이후 지지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실시, 10일 발표한 2018년 9월 1주차 주간집계 결과 문 대통령의 취임 70주차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7%포인트 떨어진 53.5%였다.


정부가 추석 전에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한다고 천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비웃듯 아파트 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