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납부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당연한 의무"정직하게 세금 납부…'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한 오너 일가
[인사이트] 김지혜 기자 = '세금 납부'는 모든 국민이 지고 있는 당연한 의무다.
너도, 나도 모두 부담하고 있는 세금을 낸다는 것이 특별히 칭찬 받을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이 상속세 등을 납부하며 경영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절세'를 빙자한 '탈세'를 행하는 '꼼수'는 너무나 자주 목격돼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직하게 세금을 납부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오너 일가에는 오히려 박수가 쏟아지곤 한다.
편법 없는 성실 납세로 주목을 받았던 기업 오너 일가 4곳을 소개한다.
1. 교보생명 - 1,830억원대 상속세 납부
고(故) 신용호 전(前) 교보생명 회장의 유족들은 1966년 3월 3일인 국세청 개청 이후 역대 가장 많은 액수의 상속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故 신용호 전 회장이 암 투병 끝에 타계하고 유족들은 비상장주식, 부동산 등을 포함해 3,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물려받았다.
이후 故 신용호 전 회장의 유족은 최종적으로 1,830억원대의 상속세를 납부했다.
2. 오뚜기 - 1,500억원 규모 상속세·5년 연부연납
함영준 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타계한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으로부터 1조 6,5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상속받았다.
함영준 회장은 1,5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신고했고 5년 연부연납 방식으로 납부하기로 했다.
당시 오뚜기는 상속세 전액 성실납세로 '갓뚜기'라는 별칭을 얻으며 착한 기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오뚜기가 행한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과 투명하고 정직한 경영 방식이 알려지면서 '갓뚜기'는 대명사처럼 자리잡았다.
3. 세아그룹 - 1,500억원 넘는 상속세 납부
故 이운형 회장이 지난 2013년 해외출장 도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과 그의 모친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 그리고 그의 세 누나는 3,8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상속받게 됐다.
가장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장남 이태성 부사장은 1,500억원이 넘는 상속세 대부분을 부담하기로 했고 이후 이태성 부사장은 5년 연부연납 형태로 지난 2013년 9월부터 올해인 2018년 9월까지 상속세를 납부해왔다.
이달 200억~300억원에 달하는 잔여 상속세를 마저 납부하면 이태성 부사장의 상속세 납부가 완료된다.
이태성 부사장 측은 "상속세 납부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당연한 의무'인데 특별한 경우로 조명되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말해 더욱 훈훈함을 자아냈다.
4. 부광약품 - 증여세 700억원 수준·5년 연부연납 신청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은 최근 자식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약 700억원 상당의 증여세를 투명하게 납부해 화제를 모았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김동연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주식 약 870만주 중 400만주를 장남인 김상훈 이사에게 200만주, 두 딸인 김은주 씨, 김은미 씨에게 각각 100만주 씩 증여했다.
증여일 전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증여주식의 시가는 약 1,170억원이며, 증여주식에 따른 증여세는 약 7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연 회장은 5년 연부연납을 신청하고 금융권의 대출을 통해 장기적으로 증여세 납부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