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 부사장 "당연히 내야하는 세금…너무 좋게 부각돼 조금 부담"
[인사이트] 김지혜 기자 =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이 지난 5년간 1,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꾸준히 납부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적지 않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자신이 최대주주였던 세아제강의 지분을 매각해가며 '꼼수' 없이 세금을 납부해온 세아그룹 오너 3세를 향해 반가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태성 부사장은 5년 연부연납 형태로 지난 2013년 9월부터 올해인 2018년 9월까지 상속세를 납부해왔다.
이달 200억~300억원에 달하는 잔여 상속세를 마저 납부하면 이태성 부사장은 1,500억원이 넘는 상속세 전체를 완납하게 된다.
그간 국내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 과정에서 납세를 피하기 위한 '편법 상속'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이태성 부사장의 행보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속세 납부 완료되면 세아그룹 3세 경영권 승계도 마무리 수순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의 독자 경영체제
세아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이종덕 회장이 1960년 세운 부산철관공업(현 세아제강)에서 출발했다.
이후 이종덕 창업주 2세인 故 이운형 회장과 동생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형제가 각각 회장과 부회장을 맡아 형제경영을 해왔다.
그러나 故 이운형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동생 이순형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게 됐고 이운형 회장의 아들 이태성 부사장과 이순형 회장의 아들 이주성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3세 '사촌경영' 체제로 전환이 시작됐다.
이후 크게 '특수강'과 '강관'을 두 축으로 하는 세아그룹에서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등 특수강 부문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 '세아홀딩스'는 이태성 부사장이, 강관 부문, 철강 생산 및 해외자회사 관리가 주력인 '세아제강'은 이주성 부사장이 각각 독립적으로 맡아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태성 부사장의 이번 상속세 납부가 완료되면 세아그룹 3세 경영권 승계도 마무리 수순을 밟으며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의 독자 경영체제로 굳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아제강 주식팔아 세금마련…보유지분 19% → 4% 줄어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상속세 재원 활용을 위해 가족간 협의 하에 이태성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세아제강'의 지분 위주로 매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이태성 부사장의 세아제강의 지분율은 4%로 낮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아그룹 가족들이 워낙 돈독한 사이이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다소 잡음이 발생했던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두 사촌형제가 서로 독자적인 영역을 존중해가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같은 철강 소재 전문 기업인데도 '세아'라는 이름 하에서 함께 사업을 하고 경영을 영위해나가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세아제강과 세아홀딩스가 '세아'라는 브랜드에 대한 소유권도 50:50으로 사이좋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성 부사장의 상속세 완납에 대해서는 "당연히 내야하는 세금을 냈을 뿐인데 너무 좋게 부각돼 이태성 부사장이 조금은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