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삼성전자 상품기획팀 상무 "에어드레서, 후발주자 아냐…적절한 시점에 출시"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후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기술의 제품을 적절한 시점에 제공했다"
LG전자 'LG 스타일러'가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던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에 '에어드레서'로 도전장을 내민 삼성전자가 '미투 제품'이라는 지적에 대해 입을 열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CE)사업부 김현숙 상무는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 전시회에서 지난 1일(현지 시간) 취재진과 그룹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현숙 상무는 LG전자 'LG 스타일러' 베끼기 논란에 휩싸인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에 대해 결코 '미투 제품'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김현숙 상무는 "미세먼지가 이슈가 돼 수요가 생기기 시작한 건 2015년 즈음이다"며 "그 전에 (의류관리기) 시장이 형성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제는 의류청정기'라고 말하는 건 한국시장에서 옷에서 떨어진 미세먼지를 집진해주는 장치가 기기 내부에 있는 건 삼성전자 제품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현숙 상무는 또 "삼성전자가 진짜 의류청정기를 만든 것"이라면서 '에어드레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철저한 수요 조사 끝에 개발된 제품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획할 때 많은 소비자로부터 기획 검증을 받는다"며 "제품명도 소비자가 지었다. 약 1천명이 제품 이름을 짓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선점한 'LG 스타일러' 관련 특허를 어떻게 피해 스팀기술에 적용했냐는 질문에 대해 "집에서 물을 끓여 나오는 것도 스팀"이라면서 "스팀은 누구도 침범 못 할 그런 기술의 영역이 아니다"고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김현숙 상무는 "삼성전자 '에어드레서'는 제트에어와 스팀기술을 결합해 스팀이 옷에 더 멀리, 더 많이 접촉되도록 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며 'LG 스타일러'와 '에어드레서'는 다름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드레슨가든에서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베일에 쌓여있던 '에어드레서'를 전격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은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는 새로운 차원의 의류청정 시대를 열고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꿀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보였다.
삼성전자 '에어드레서'는 공개 직후 LG전자가 지난 2011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신개념 의류관리기 'LG 스타일러'를 겨냥해 만든 사실상 '미투 제품'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LG전자가 옷에 밴 미세먼지와 냄새를 깔끔하게 없애주는 신개념 가전제품 'LG 스타일러'를 출시한지 8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관련 업계에서도 LG전자 'LG 스타일러'가 초대박나자 삼성전자가 이제서야 은근슬쩍 '미투 제품'으로 '에어드레서'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출시 당시 외면 당했던 'LG 스타일러'가 의류관리기 시장을 개척한 이후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 규모는 2016년 7만~8만대 규모에서 지난해 12만대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이 올해 30만대를 돌파하고 2020년에는 50만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뒤늦게 '에어드레서'를 출시하고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기술의 제품을 적절한 시점에 제공했다"고 말한 김현숙 상무의 해명이 과연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를 이끄는 상무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인지 의구심을 들게 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중견 가전업체인 코웨이가 삼성전자보다 훨씬 앞선 지난 5월 '사계절 의류청정기'를 출시했다는 점에서 '의류청정기'라는 콘셉트로 차별화 나선 삼성전자 '에어드레서'가 과연 획기적인 가전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물음표다.
누가봐도 의류관리기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는데도 아니라고 부정하는 삼성전자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가 과연 LG전자 'LG 스타일러'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