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박카스' 광고 대박 터뜨려 단숨에 사장까지 초고속 승진한 홍보맨

사진 제공 = 동아제약


[인사이트] 김지혜 기자 = 20년을 '홍보맨'으로 살다가 제약회사 입사 6년 만에 능력을 인정받고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이가 있다.


'박카스', '가그린', '모닝케어' 등으로 유명한 동아제약의 최호진 대표이사 이야기다.


동아제약으로 이직하기 전까지 최호진 대표는 국내 1위 광고 기획사인 제일기획에서 대우전자의 '탱크주의', 삼성생명의 '브라보 유어 라이프' 등 광고를 만들었던 잘나가는 '광고맨'이었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그는 한국투자신탁에서 2년 근무한 기간을 제외하고는 코래드, 제일기획 등 18년을 광고업계에 몸바쳤다.


그러던 2010년 그는 광고업계를 떠나 동아제약 광고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동아제약 최호진 대표이사 / 사진제공 = 동아제약


당시만 해도 광고대행사가 훨씬 연봉도 높고 평이 좋았지만 주변의 만류에도 그는 생소했던 제약회사로 이직을 결심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뒤로 하고 모험을 택했던 것.


하지만 그는 특유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제약업계에서도 대박을 터뜨렸다.


동아제약으로 이직한 최호진 대표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 '풀려라 5000만, 풀려라 피로'라는 참신한 광고를 만들어 각종 광고상을 휩쓸었다.


당시 광고는 유명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을 등장시켜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내 소비자들의 공감을 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광고 덕분에 출시된 지 50년이 넘은 '박카스' 매출이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박카스'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지난 2015년 기준 '박카스'는 단일 제품으로만 연매출 2천억원을 넘겼다.


YouTube '동아제약 OFFICIAL'


이후 그는 커뮤니케이션실장과 마케팅실장을 거쳐 지난 2016년 대표이사 자리까지 전격 승진했다. 전무와 부사장은 모두 건너뛴 파격적인 인사였다.


다른 회사에서 20년간 근무했던 최호진 대표가 동아제약에 입사한 지 6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자 '굴러온 돌이 박혔다'는 말까지 돌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잘나가는 '광고맨' 출신의 최호진 대표가 그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줬으며 대표이사로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최호진 대표가 동아제약으로 자리를 옮긴 지난 2010년 이후 '박카스', '판피린', '써큐란' 등 동아제약 간판 제품의 이미지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


취임 초기 최호진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표이사 취임을) 밖에서 보는 것처럼 안에서도 파격으로 생각하는 듯했다"며 "젊은 동아제약과 변화에 대한 동아쏘시오그룹의 의지가 강했기에 (나를) 대표이사로 앉힌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 동아제약


최호진 대표는 "강신호 명예회장이 만든 '사회 정의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동아제약 사시처럼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표이사 취임 후에도 숙취해소제 '모닝케어', 구강청결제 '가그린', 세안액 '아이봉', 드링크소화제 '베나치오'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동아제약의 간판 제품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섰다. '광고맨' 출신다운 행보였다.


그는 입사한 이후 매년 '박카스 국토대장정'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청년들 함께 호흡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도 얻었다는 그는 "기존 브랜드 외에도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여러 브랜드가 나오는 게 동아제약의 성장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참신한 광고를 통해 박카스를 젊은 이미지로 탈바꿈시킨 최호진 대표. 그가 1932년 설립된 동아제약도 젊은 조직으로 바꾸며 회사를 더 크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