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게임 업계 최초로 노동조합이 생겼다. 국내 대형 게임 회사 넥슨 이야기다.
3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넥슨지회(이하 넥슨 노조)는 설립 선언문을 발표했다.
넥슨 노조는 이날 "크런치모드를 워라밸모드로 바꿀 게임업계 제1호 노동조합을 세운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 게 임산업은 시장 규모 12조원대로 급성장했지만 정작 게임을 설계하고 만드는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처지는 매우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포괄임금제라는 명목으로 야근이 공짜가 됐고 빈번한 크런치 모드로 장시간 노동의 과로가 일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크런치 모드란 게임 출시 직전 고강도 근무 체제를 유지하는 게임 업계 근로자들의 행태를 말한다. 업계에선 이미 관행처럼 쓰이는 용어다.
실제 업계 종사자들은 게임 개발에 맞춘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실적을 쌓지 못하면 이직을 강요당하는 등 과근무와 고용 불안에 떨어야 했다.
지난해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2개 게임 업체에 대한 근로 감독 조사 결과 근로자 3,250명 중 2,057명(63.3%)이 주 12시간 연장 근로 한도를 초과해 일했다. 게임 업계에서 야근이 얼마나 일상화됐는지를 방증한 셈이다.
이처럼 비일비재한 게임 개발자의 혹사는 과로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넥슨코리아 법인과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넥슨지티, 넥슨레드, 엔미디어플랫폼 등 넥슨 그룹의 자회사와 계열사들을 가입 대상으로 한 넥슨 노조는 "게임 업계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해 나갈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설립 포부를 밝혔다.